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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전북 고창의 걷기 좋은 길
고창 질마재길
고창엔 유명 인사와 명소, 맛집 등이 아주 많다. 가장 아름다운 시어를 썼다는 미당 서정주 선생은 그의 시집 ‘질마재신화’에서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할 정도로 질마재로 넘어오는 코끝 찡한 바람이 부는 고창을 사랑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 2009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선운산, 판소리 신재효 선생의 생가, 인촌 김성수 선생과 LG 창업주의 묘지 등 고창의 명물은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길이 있다. 질마재길이다.
미당 서정주 선생의 숨결이 살아 있는 질마재길
전체 길이가 무려 43.7㎞ 달하는 질마재길은 그 길이만큼이나 유적, 볼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에서 천년고찰 선운사까지 ‘고인돌·질마재 따라 100리 길’은 그야말로 고창의 아름다움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나 다름없다. 1코스는 고인돌박물관~생태습지~원평마을까지 8.8㎞에 이르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길’이며 2코스는 원평마을~연기마을까지 7.7㎞ 구간의 ‘인천강 풍천장어와 복분자길’이다. 3코스는 연기마을~검당소금전시관까지 14.5㎞ 거리의 ‘시와 차와 국화꽃이 있는 질마재길’이다. 마지막 4코스는 검당소금전시관~선운사관광안내소까지 12.7㎞ 거리의 선운산 보은길이다. 전부 수백 년 이상 된 옛길이다.
고창 죽림리 일대의 크고 작은 바윗덩이는 전부 고인돌이다. 미국의 고인돌 전문가가 감탄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인돌’이란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만큼 경치가 훌륭하다.
원평마을 근처 인천강의 대표적인 어종인 풍천장어는 기름기가 적어 담백한 맛을 자랑하기로 유명하다. 복분자 공장들도 빼놓을 수 없다. 고창에서 생산되는 복분자 관련 상품이 전국 시장의 30~40% 가량을 차지한다고 한다.
3코스는 미당 서정주의 생가와 시문학이 있는 질마재이다. 수천 년 동안 이 지역 사람들이 정읍이나 장성으로 소금을 팔러 나갈 때 이용하던 길이다. 선운리 진마마을에는 옛 선운초등학교를 개조하여 만든 미당시문학관이 있는데 이곳에는 미당의 육필 원고와 작품집, 살아생전의 애장품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당 서정주 선생은…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 시인으로 손꼽히는 미당 서정주 선생은 1915년 5월 18일 전북 고창(高敞)에서 태어났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으로 등단하여 1997년 ‘80소년 떠돌이의 시’까지 모두 15권의 시집을 통해 ‘화사(花蛇)’, ‘동천(冬天)’, ‘문둥이’, ‘자화상’, ‘국화 옆에서’ 등의 대표적 작품을 남긴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IC에서 고인돌박물관까지는 20분도 채 안 걸린다. 호남고속도로를 탔을 경우 정읍 IC에서 빠져 22번국도로 직진하면 된다.
●먹을거리 참게, 풍천장어, 복분자
●문의 063-560-2457~8 (고창군 문화관광과)
지리산의 빼어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둘레길
남원 주천~운봉 구간 & 대축마을~하동호
지리산 둘레길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에서 춘향 아씨와 이 도령이 노닐던 그 숲을 기억하는가. 아름드리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신비로운 그곳은 지리산 둘레길의 길목에 자리한 서어나무 숲이다. 수많은 사연이 고목들의 나이테 속에 보물처럼 내장돼 있을 것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처럼 환상적인 풍경이 가득한 지리산 둘레길을 소개한다.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악양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과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 주천치안센터를 잇는 14㎞는 지리산 둘레길 중 대표적인 옛 숲길이다. 주천~운봉 구간은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데다, 해발 500m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들이 옛 숲길과 둑방길로 이어져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곳은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이어주던 옛길이 잘 남아 있는 구간이다.
운봉읍에서 출발해 둑방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행정마을이 나오는데 본디 행정리 서어나무 숲을 지나도록 돼 있었으나 지리산 둘레길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마을 주민들의 진정으로 서어나무 숲을 관통하지 않고 마을 길을 지나가도록 변경했다. 그렇다고 행정리 서어나무 숲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200여 년 된 아름드리 서어나무 60여 그루들이 하나같이 훤칠하고 미끈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데 그곳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에서 춘향 아씨와 이 도령이 노닐던 바로 그 숲이다. 그네가 매달려 있는 이 숲에는 긴 나무 의자와 평상 등을 곳곳에 설치해 운봉평야를 그늘도 없이 가로질러온 나그네들이 꿀맛 같은 낮잠을 자기에 참 좋은 곳이다. 억새풀로 이엉을 이어 두텁게 지붕을 올린 주촌면 덕치리 회덕마을의 샛집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여기서 작은 돌다리를 건너 산길로 접어들면 거기서부터 주천면 내송(안솔치)마을까지 이어지는 환상적인 소나무 숲길이 나온다. 회덕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가다 보면 구룡폭포를 만날 수 있으니 꼭 들러보자.
대축마을~하동호 구간은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악양의 최참판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곳을 둘러보고 매표소와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으로 골목이 있다. 그 길을 따라 200m 정도 들어오면 정원이 잘 꾸며진 ‘지리산학교’가 있다. 마삭줄과 호박 덩굴이 서로의 몸을 감싸고, 탱자나무와 감나무 등이 돌담길의 나그네를 굽어보는 듯한 아름다운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하평마을이나 대촌마을을 빠져나오면 평사리의 들녘이 반긴다. 이윽고 봄이면 은어 떼가 거슬ㄹ러 올라오는 악양천을 만나게 되는데 이 둑방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오는 형제봉과 구재봉 등 악양면을 감싸고 뻗어 내린 산줄기가 훤히 보인다. 축지교를 건너면 드디어 대축마을이 나온다. 대축마을에서 미서마을 대숲을 지나 미동마을에 오르면 섬진강과 악양면 평사리 들녘이 한눈에 보인다. 그야말로 절경이다. 미동마을에서 구재봉 활공장 방향의 임도를 따라 헉헉거리며 오르면 삼거리 고갯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구재봉 활공장이고 내리막길로 들어서면 먹점마을로 가는 길이다.
먹점마을에서 아름다운 임도를 따라 고갯길을 넘어 내려가면 적량 신촌마을이 나온다. 신촌마을에서 조금 내려가면 괴목마을 앞의 우계저수지 길로 접어드는데 그 아래로 내려서면 상우마을로 가는 농로가 나온다. 상우~서당~원우마을을 지나 고갯길을 넘으면 이정마을이 나오고 지금은 폐교된 삼화실초등학교가 있는 동촌마을이 가까이에 있다. 적량면 구간은 오지마을에 가까울 정도로 생태적으로 소중한 곳이다. 이 적량면 구간을 특화하기 위해 폐교된 삼화실초등학교를 농산물 직판장 및 게스트하우스로 바꿀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 지리산 둘레길 탐방객들이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점마을에서 청암면 소재지인 평촌마을을 지나면 하동호의 둑방길이 나오는데, 하동호의 멋진 풍광이 발길을 잡는다. 하동호의 푸른 물빛과 주변의 대숲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지리산 둘레길은 다양한 사람들이 성찰과 자기반성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찾는다. 그 길에서 만난 산토끼와 고라니, 이름 모를 들꽃들을 보며 하루쯤 마음의 휴식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길은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 읍면 80여 개 마을을 잇는 300여㎞의 장거리 도보 길이다.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통해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했다. 지리산 둘레길에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찾아가는 길 남원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에서 버스에 탑승하여 장안슈퍼 앞에서 하차. 첫차 07:00 막차 20:15, 약 60분 간격, 15분 소요. (주천면 기준)
●먹을거리 산채비빔밥
●문의 063-635-0850 (지리산 둘레길 남원 안내센터), (전북 남원시 주천면 덕치리)
출처: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