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는 “20세기란 영화 없이는 사유될 수 없는 시대다”. 장 뤽 고다르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의 시대, 우리의 일상은 자연스레 영화와 함께하고 있다. 사람들이 영화라는 매체를 처음 접한 것은 불과 한 세기 전의 일이었다. 영화는 근대의 산물인 것이다.
1950년대 제작된 인천영화 스틸컷 등 전시인천시립박물관이 9월 6일부터 11월 20일까지 인천의 영화와 관련된 특별기획전 <인천, 어느날 영화가 되다>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1958년 인천의 자본으로 인천의 세트장에서 촬영된 영화 ‘사랑(감독 이강천)’의 스틸컷을 비롯하여 인천에서 촬영된 영화관련 자료와 100년 전통의 애관극장 등 인천의 극장관련 자료 400여점이 출품된다.
<인천, 어느 날 영화가 되다>전시는 1부 ‘사랑’, 2부 ‘오! 인천’, 3부 ‘애관(愛觀)’으로 구성되는데 1부에서는 영화가 산업으로서 움트기 시작했던 해방이후 1950년대까지 인천에서 제작된 영화를 소개한다. 1947년 인천 출신의 영화배우 최불암의 부친인 최철이 중구 송학동 3가에 건설영화사를 건립하였고 중앙동 4가에는 국보영화사가 설립되어 있었다. 당시 전국 48개 영화사 중 지방영화사는 3개에 불과했는데 그 중 2개가 인천에 있었다. 1957년 인천의 자본이 투입되고, 인천의 세트장에서 촬영했던 영화 ‘사랑(감독 이강천)’의 제작을 마지막으로 인천에서 제작하거나 인천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맥은 끊기게 된다.
1947년 건설영화사(당시 중앙동 3가 소재)에서 제작한 ‘수우(감독 안종화)’와 1950년 인천의 영화인들이 힘을 합하여 제작했던 영화 ‘사랑의 교실(제작 원용일)’의 신문광고 및 스틸컷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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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랑은 춘원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인천 출신의 김옥돈씨가 영화제작에 투자하였다. 영화의 대부분이 송현동 이화창고에 설치한 셋트장에서, 주인공 안빈의 병원장면은 율목동에 있었던 ‘허봉조 산부인과(부인병원)’에서 촬영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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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신광영화사에서 제작한 ‘사랑(감독 이강천)’과 관련된 포스터, 스틸컷 등도 출품되는데 이 영화는 인천 영화사에서 빼놓아서는 안 될 작품이다. 춘원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인천 출신의 김옥돈씨가 영화제작에 투자하였으며, 영화의 대부분이 송현동 이화창고에 설치한 셋트장에서, 주인공 안빈의 병원장면은 율목동에 있었던 ‘허봉조 산부인과(부인병원)’에서 촬영되었다.
당시 영화제작에 촬영보로 참여했던 정의배 선생(1929년생, 연수구 송도동 거주)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영화를 소개하였으며, 특히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해방 이후 영화제작에 촬영보로 참여했던 정의배 선생(1929년생, 연수구 송도동 거주)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영화를 소개하였으며, 특히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섬마을 선생’ ‘고양이를 부탁해’ 등 인천이 배경이 된 영화들
2부 ‘오!인천’에서는 인천에서 제작되거나 인천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장면들을 영상과 스틸컷, 포스터 등을 보여준다. 인천에서 촬영된 영화는 대개 다른 도시의 대체지로 그려진 도시의 모습과 인천 자체가 배경이 된 영화로 구분할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은 서울 또는 부산 등 다른 도시이지만 그 대체지로 선택된 인천에서 촬영된 영화에는 ‘돌아온 항구의 사나이(감독 전우열)’, ‘섬마을 선생(감독 김기덕)’ 등이 있다. 이들 영화는 인천에서 촬영되었지만, 영화 속에 인천은 없다. 촬영 예산 등의 문제로 영화의 내용 상 비슷한 공간으로 인천이 선택되었을 뿐이다.
한편 영화의 배경은 인천이지만 그 대체지로 선택된 다른 도시에서 촬영된 영화에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감독 이만희)’,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 등이 있다. 주로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천은 세트로 꾸며진 가상의 공간일 뿐이다. 특히 1963년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시작으로 금년 ‘인천상륙작전’에 이르기까지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 5~6편의 포스터와 스틸컷을 전시하여 인천상륙작전이 영화에서 어떠한 소재로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인천을 주제나 배경으로 하여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영화에는 ‘파이란(감독 송해성)’, ‘고양이를 부탁해(감독 정재은)’ 등이 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도시는 인천 그 자체의 모습이고, 인천의 로컬리티를 넘어 한국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는 영화들이다. 촬영 당시의 인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장면들을 편집하여 영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4,50년 전 돌렸던 영사기, 포스터, 티켓 등도 소개
3부 ‘애관(愛觀)’에서는 인천에 소재했던 극장과 주변 풍경을 다양한 자료로 전시된다. 인영극장의 후신인 동인천극장의 간판과 관련 서류를 비롯하여 미림극장의 영사기사로 활동하였던 조점용 선생이 소장하고 있던 필름과 영사기 등이 전시된다. 애관극장 등에서 영화간판을 그렸던 김기봉 선생의 자료들과 영화관에서 발행했던 각종 티켓 등도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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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극장 포스터 부착대
지금도 그렇듯 ‘영화보기’는 단순한 관람뿐 아니라 주변의 먹거리도 함께 동반된다. 따라서 영화관 근처에는 다방과 각종 음식점, 주점 등이 존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동방극장 지하에 위치했던 등대다방에서 개최한 음악감상회의 팜플릿과 인형극장 뒷골목의 호프집 ‘마음과 마음’의 실내장식 등이 출품된다. 특히 1970년대 극장에서 영화 상영직전 틀어주었던 광고필름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 필름은 미림극장 영사기사였던 조점용씨가 40년 가까이 보관하고 있던 것들이다. 1970년대 인영극장이 위치했던 인현동 뒷골목의 다방, 레스토랑과 동방극장과 애관극장의 주변이었던 신포동과 용동의 상점의 모습을 당시의 필름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흥행에 성공하여 관심을 끌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하여 1960년대부터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제작되었던 ‘돌아오지 않는 해병’,‘결사대작전’등의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인천상륙작전이 영화의 소재로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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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내 극장 포스터
전시개막식은 9월 6일 오후 3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로 관람료는 무료이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및 공휴일 다음날이다.
<전시개요>
❍ 전 시 명 : 인천, 어느 날 영화가 되다
❍ 기 간 : 9월 6일(화) ~ 11월 20(일)
❍ 장 소 : 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
❍ 자료협조 : 한국영상자료원, 개인소장가 등
글 이용남 'i-view'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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