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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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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답사기]사적 제341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철의 왕국, 금관가야의 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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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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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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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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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가야 왕들의 무덤
1990년의 대성동 고분군 발굴조사는 역사서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다시피 한 금관가야의 역사를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당시 조사를 통해 발굴현장은 왕을 비롯한 금관가야 지배자들의 무덤임이 최초로 밝혀졌다. 대성동 고분군은 경상남도 김해시 대성동 434번지 ‘애꼬(꾸)지’로 불리는 독립 구릉과 그 주변 일대에 위치해 있다. 구릉 정선부(頂線部)에 분포되어 있는 금관가야의 왕급 무덤은 2014년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대성동 고분군에서는 지석묘, 석관묘, 목관묘, 목곽묘, 수혈식석 곽묘, 석실묘, 토광묘, 옹관묘 등 총 304기의 무덤이 조사되었다. 3세기에서 5세기 전기까지, 면적 35㎡ 이상의 대형목곽묘 10기가 금관가야의 왕급 무덤에 해당하는데, 4세기를 전후한 이 시점이 금관가야의 전성기에 해당한다.
왕급 무덤인 29호에서는 금동관·청동솥, 91호에서는 금동장식 말갖춤새(마구)·서역계 유리용기가 발견됐다. 그리고 88호에서는 금동허리띠장식이, 70호에서는 금동허리띠장식·금동장식말 갖춤새, 1호에서 금동장식말갖춤새 등의 중원 또는 북방계 위세품(상급 계층의 권위를 상징하는 물품)들이 출토됐다. 그리고 파형동기(巴形銅器)·통형동기(筒形銅器) 등 다수의 일본계 위세품도 대형목곽묘들에서 조사되었다. 이러한 외래계 위세품들이 묻힌 무덤에서는 어김없이 덩이쇠(철정), 철로 만든 갑옷과 투구, 말갖춤새(마구) 등이 다량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금관가야가 철을 매개로 북쪽의 전연(前燕)과 동진(東晉), 남쪽의 왜와 교류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외래계 위세품이 같은 시기의 백제나 신라 유적에서 일괄로 출토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금관가야의 국력을 짐작할 수 있다.
즉, 금관가야 왕들의 무덤이 위치한 대성동 고분군은 금관가야가 철을 기반으로 중국 대륙, 일본 열도와 교섭한 해상왕국이었음을 입증하는 유적이라 하겠다.
화폐로도 쓰인 철 소재 덩이쇠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조(韓條)에 “변한의 나라에서 철이 생산되는데, 한(韓)·예·`왜에서 모두 와서 가져갔다. 사고팔 때 모두 철을 사용하였으니, 마치 중국에서 돈을 사용하는 것과 같았다. 또한, 그것을 (낙랑과 대방의) 두 군(郡)에 공급하였다”는 기사가 있다. 이 기사에 의하면 금관가야는 2·`3세기에 이미 철을 생산하였고, 이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사 속철을 덩이쇠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덩이쇠는 철기의 중간 소재로 화폐 기능도 병행한 것으로 본다. 철 소재는 막대모양철부와 덩이쇠 등이 있는데 막대모양철부는 2·`3세기대, 덩이쇠는 3세기 말부터 대형목곽묘에서 출토됐다. 유자이기(철판의 옆면을 끌로 쳐 오려내어 가시와 같은 모양을 취한 철기)와 낫, 끌 등은 덩이쇠를 간단히 가공하여 만들 수 있다. 4세기대부터 5세기 전기까지의 덩이쇠는 대성동 고분군에 가장 많이 묻혀있다. 덩이쇠는 다발로 묶어서 목곽의 벽을 따라 놓거나, 바닥에 일렬로 깐다. 덩이쇠를 바닥에 일렬로 깐 것은 죽은 자를 안치하기 위한 시설물로 볼 수 있다.
갑옷으로 무장한 기마무사
대성동 고분군의 대형목곽묘에서는 덩이쇠 외에도 철로 만든 갑옷과 투구, 대도와 검, 투겁창(모), 화살촉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또한, 대형 굽은 칼과 왜에서 온 창도 다수 묻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사회에서 철제갑옷과 투구는 철기 제작 중 단조(고체 물체를 두드려 일정 모양을 만듦) 기술의 진수를 보여 주는 물품이다. 갑옷과 투구는 인체에 직접 착용하기 위해 적당히 얇고 가벼운 동시에 방어 목적에 충실하고 착용한 사람의 권위를 과시해야 하는 등 당시 철기 제작 기술의 모든 것이 고도로 집약됐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갑옷은 가야와 신라에서 많이 출토되고 있다.
갑옷은 판갑옷(板甲)과 비늘갑옷(札甲)이 있다. 세로로 긴 철판을 이어 만든 판갑옷(縱長板甲)은 가야와 신라에서 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늘갑옷은 소찰(小札: 갑옷에 단 비늘 모양의 가죽 조각이나 쇳조각)을 엮어서 만들었으며, 판갑옷보다 유동성이 좋고 방어력이 뛰어나다. 금관가야의 판갑옷은 11~15매의 세로로 된 긴 철판을 쇠못으로 연결한 것인데, 대성동 2호 판갑옷처럼 고사리 모양의 무늬나 새문양을 장식하기도 한다. 4세기 금관가야의 비늘갑옷은 소찰을 허리에만 두르고 허리 위는 나무나 뼈, 가죽 등으로 된 유기질제 갑옷과 몸의 상반신 전체를 소찰로 두른 것,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리고 목을 보호하는 갑옷(頸甲)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성동 고분군에서는 판갑옷과 비늘갑옷이 함께 출토되는 경우가 많지만, 부산 복천동 고분군에서는 판갑옷을 여러 벌 묻는 것이 보편적이다. 또한, 이 고분군들에서는 갑옷과 함께 도(刀)와 검(劍), 창, 화살촉들이 다량으로 출토되고 있다.
대성동 고분군에서는 갑옷·무기류와 함께 말갖춤새가 출토되었는데, 이를 통해 금관가야에 갑옷으로 무장한 기마무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말은 인간에게 길들여진 이래로 부(富)와 군사력의 척도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을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한 각종 도구인 말갖춤새를 개발하였는데, 그중에서도 말을 제어하기 위한 재갈이 가장 먼저 생성됐다. 이어서 말에 오르기 좋고, 편하게 타기 위한 발걸이와 안장이 제작되었고, 전투 시 말을 보호하는 말 갑옷과 말 투구도 만들었다. 또한, 말을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 금이나 금동, 청동으로 만든 장식구(裝飾馬具)도 개발되었다.
4세기대에 금동으로 만든 말갖춤새가 다양하게 출토된 곳은 대성동 고분군뿐인데, 대성동 91호와 70호에서 출토된 장식 말갖춤새는 북방유목민족인 모용선비(慕容鲜卑)가 세운 전연(前燕)에서 직접 들여온 것이다.
철의 왕국, 금관가야
앞서 살펴본 철제품들 외에도 대성동 고분군의 최상위 지배층 묘에는 살포(논에 물꼬를 트거나 막을 때 쓰는 농기구)와 U자형 삽날 등의 농구류, 끌과 새기개 등의 공구류, 다양한 용도의 쇠도끼들이 묻혀있다는 점에서 금관가야는 철의 왕국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발달한 철과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금관가야는 중국과 왜를 잇는 남해안의 해상교역로를 장악하였을 뿐만 아니라, 철을 수출함으로써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국가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이렇듯 금관가야가 철의 왕국이었음을 증명해주고 있는 대성동 고분군은 사적 제341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6년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세계유산의 등재를 위해 국민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글+사진‧심재용(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
출처:월간 문화재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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