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국제뉴스) 김한정/김미란 기자 = 청주시 오송읍 일대 328만 평방미터(㎡) 부지에 제2 생명과학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에 따라 충청북도가 재개발에 들어간 충북 청주시 오송읍 봉산리 박재환 옹기장터에는 무너져 내린 흙더미와 가동하지 않는 오기 가마들이 놓여 있는 그곳에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12호인 박재환(83세) 옹기장이 초라한 모습으로 기자를 반겼다.

▲ 충북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 최대의 위기를 맞다. 사진제공-아트코리아방송

70년대만 해도 이 근처에 옹기점이 일곱, 여덟 군데 있었지...

이곳 토질은 좁쌀만 한 모래 하나 없이 고운 점토가 많아서 이곳에서 만든 옹기가 함흥과 청진까지 팔릴 만큼 유명했지. 옹기공장은 운송이 중요한데 바로 앞 미호천 근처에서 원료를 채취해서 지게로 져다 바로 옹기를 구웠던 겨...

▲ 충북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 최대의 위기를 맞다. 사진제공-아트코리아방송

2003년 충청북도가 '200백년 역사의 가마터와 옹기 기술이 문화재 가치가 높다'며 그를 충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옹기장으로 선정했다.

여러 대학에 도예과가 생기며 연구자들이 옹기기술을 배우고 기록하러 박옹을 찾아왔고, 2009년에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무형문화재 작품전에 똥장군 두 점을 출품해 관심이 집중되었고, 2010년에는 울산 세계옹기문화엑스포 광고모델로 선정돼 봉산리 가마에서 엑스포 성화의 첫 불을 밝히는 영광도 누렸다.

▲ 충북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 최대의 위기를 맞다. 사진제공-아트코리아방송

흙냄새가 싫다며 떠났던 셋째 아들이 계승자가 되겠다며 돌아오고 시장에서는 옹기의 인기도가 높아져 살만하다‘고 느낄 시점에 청천 벽력같은 재개발이 선포되고 봉산리를 떠나라는 지자체의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힘든 인고의 세월을 거쳐 그저 버티고 버텨서 무형문화재가 됐지만, 지금에 와서는 충북개발공사가 감정평가를 한다‘며 들이닥쳐 이를 막는 과정에서 박옹과 성일씨가 머리와 목 등에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단다.

▲ 충북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 최대의 위기를 맞다. 사진제공-아트코리아방송

현재 충북개발공사는 문화재청이 공식적으로 봉산리 가마터를 문화재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박옹의 옹기점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문화재로 인정을 받느냐 못 받느냐 여부에 따라 결정될 문제로 남았다.

▲ 충북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 최대의 위기를 맞다. 사진제공-아트코리아방송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와 보전운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 내셔널트러스트도 지난해 1월 봉산리 가마를 보전대상으로 선정했다. 200년 넘게 맥을 이어온 전통 가마로, 규모가 크고 다양한 형태로 보존돼 있어 (한국) 가마의 변천사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초창기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온 천주교인들이 교우촌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역사 문화적으로 중요한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 충북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 최대의 위기를 맞다. 사진제공-아트코리아방송

한류바람을 타고 우리의 문화를 소중히 하자는 문화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이때에 우리의 것이 사라지는 위기에 놓여 있다.

▲ 충북 무형문화재 ‘박재환 옹기장’ 최대의 위기를 맞다. 사진제공-아트코리아방송

또한 비바람 속에서도 뒷마당을 묵묵히 지키던 장독처럼, 우직하게 살아온 박재환옹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정부의 시급하고 과감한 결단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