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심판원 "독창성 없다" 무효심결
전남 나주시가 민족고유의 전통 쪽 염색기법을 독점하기 위해 특허 등록한 단체를 상대로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나주시는 (사)한국천연염색협회(이하 한천협) 황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쪽 염색기법 특허 무효 소송에서 특허심판원이 나주시 승소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특허심판원은 황씨가 지난 2010년 10월 특허 출원한 '쪽을 이용한 섬유의 천연 염색방법'이 전통적 염색기법과 비교했을 때 독창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한천협 소속 황씨의 특허로 전국의 수많은 천연염색장과 동호인, 심지어 인간문화재 조차도 로열티 지불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한천협 특허는 쪽 염료를 제조하고 염색하는 기존 전통적 선행기술 방법과 비교해 기술분야가 동일하고 발명으로 주장하는 범위에 기존 선행기술이 내재돼 있어 이를 특별한 발명으로 인정할 만한 특이성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황씨가 특허 청구한 내용 중 '당분을 첨가한 미생물 발효' 부분과 수용성인 쪽 색소를 용출해내는 '물의 온도는 20~25℃'로 기술한 부분도 기존 전통적 염료 추출방식과 별 차이가 없어 특허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용출된 쪽 색소를 응집 침전시키기 위해 조개나 기타 패각류를 이용해 알카리성 석회를 만들고 첨가하는 과정도 전통방식과 비교해 현저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쪽 염색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나주시는 물론 옛것을 지키고 새로운 기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중인 염색전문가와 관련 산업에 종사자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로 지정된 염색장 정관채(53)씨는 "특허심판원의 결정은 당연한 것이다"며 "수천년 동안 민족전통 방식으로 이어져 온 무형문화에 대한 특허권 주장을 방지하고 또 전통지식의 지적재산권 침해예방을 위해서는 국가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국가 소유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에 불복하는 소 청구는 30일 이내에 특허법원에 신청해야 한다.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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