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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국보 제62호 금산사 미륵부처와의 만남
글쓴이 tntv 등록일 [2013.06.21]



석가모니불이 입멸한 뒤 56억 7천만 년이 되는 때에 다시 사바세계에 출현하여 화림원華林園용화수龍華樹아래에서 성불하고, 3회의 설법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한다고 알려진 미륵불에 관한 신앙은 우리나라에서 만도 천년이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륵불 신앙과 관련된 유산도 전국 각지에 상당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제 모악산 자락에 있는 금산사 미륵전(국보 제62호)일 것이다.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이 그분의 불국토인 용화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화한 법당으로 금산사의 유일한 국보이다. 서울에서 2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전주역에 도착한 후, 79번 버스를 타고 1시간 남짓 달려 모악산 자락에 위치한 금산사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악산을 가득 메운 벚꽃이 수백 킬로미터를 넘게 달려온 이방인을 환영하는 것만 같다.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을 거쳐 보제루에 이르렀다. 앞면 7칸, 옆면 3칸의 2층 누각식 건물로서 아래층은 절 앞마당으로 오르는 계단 역할을 한다. 보제루와 같은 누각건물이 본격적으로 사찰에 배치된 것은 조선시대로, 승병들의 결집을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설치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사찰은 천 년 넘는 세월동안 풍우風雨를 견디며, 때로는 민중들의 ‘심신 정화의 공간’으로, 때로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호국의공간’으로 자리 잡아 온 것이다.
보제루 아래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정면으로 대적광전이 보이고, 그 옆으로는 방등계단과 오층석탑이 보이고, 오른쪽 끝자락에 금산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미륵전이 위용을 뽐내며 서 있다.
범종각과 대장전, 명부전을 지나 절의 중심에 있는 대적광전에 이르렀다. 대적광전의 내부 불단에는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5여래와 그 협시로서 6보살을 봉안하였는데, 모든 불상들은 화려하진 않지만, 왠지 경건한 느낌을 주었고, 여러 불상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는점또한 인상깊었다. 5여래와 6보살이 함께 봉안된 것을 보면서 한국의 불교는 어느 하나의 사상이나 종파에 치우침이 없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웅장하면서도 간결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는 대적광전을 오른쪽으로 돌면 돌계단이 있고 그 위를 올라가면, 두 층으로 이루어진 기단을 볼 수 있다. 방등계단이라 하는이기단은 법회를 개최했던 장소로서 한국 불교의 독특한 유산이다. 불교의 정신을 대표하는 계戒, 정定, 혜慧삼학三學가운데 계는 으뜸으로서 계를 지킴은 불교의 기본 토대가 된다.
방등계단 앞에는 이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오층석탑이 있고, 오른쪽으로 계단을 돌다 보면 적멸보궁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방등계단 일대에서 내려다보는 금산사의 전경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인다. 멀리 모악산 자락에 핀 아름다운 봄꽃의 모습까지 어우러져 금산사의 아름다움은 더욱 더 깊어져만 간다.



적멸보궁 옆으로 나 있는 계단을 따라가면 ‘금산사의 꽃’인 미륵전이 눈 앞에 우뚝 서 있다. 수리 중인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미륵전의 매력을 느끼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높이 20m, 최대폭15m의 규모를 자랑하는 미륵전은 대한민국 어느 사찰의 건물에도 뒤지지 않는 위용을 뽐낸다. 1층에는 대자보전大慈寶殿, 2층에는 용화지회龍華之會, 3층에는 미륵전彌勒殿등의 각기 다른 편액이 걸려 있는데,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가 미륵불의 세계를 나타낸다. 각기 생김새는 다르지만 ‘미美의 세계’를 나타내는 금산사 주변의 꽃들과 비슷한 듯 하다.

‘위엄’이라는 두 글자로 표현 가능한 외부를 둘러보고 안으로 들어간 순간 나는 세 분의 부처님들의 모습에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경외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중앙에 있는 11.82m 높이의 미륵불 본존과 8.79m 높이의 왼쪽 법화림法花林보살, 오른쪽 대묘상大妙相보살의 모습은 웅장하면서 조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붕을 뚫을 것 같은 기세로 높게 서 있으면서도 양 옆의 보살들과 그리고 미륵전 내부와 잘 어울리며서있는 미륵불 본존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극락세계는모든 것이 조화롭게 균형이 잡힌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미륵전의 내부는 ‘위엄’보다는 ‘조화’라는 두 글자로 표현이 가능한 것같다.
미륵불 신앙의 근본도량으로서 천 년 넘는 세월 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정화시켰던 금산사, 금산사가 아름답게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주변의 아름다운 꽃들도, 누각의 웅장함도 아닌 ‘조화로운 세계’의 아름다움을 중생들에게 전수해 준 까닭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나는 언젠가 다시 올 것을 스스로 약속하며 발길을 돌렸다.



글·사진. 전재구 (서울시 용산구 효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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