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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중요무형문화재 제116호 화혜장 황 해 봉 보유자
글쓴이 tntv 등록일 [2012.04.11]

 중요무형문화재 제116호 화혜장 황 해 봉
 
꽃신 제작 ‘혼신의 힘’… 5대째 200여년 가업 맥 잇다
  • “꽃신의 묘미는 곡선을 그리며 날렵하게 올라간 신발코에 있습니다. 인체공학상 평평한 신발은 코의 곡선을 따라 앞으로 걸을 때 벗겨지지 않고 나아가게 됩니다. 왼쪽 오른쪽 구별이 없는 듯하지만 조금 신다 보면 발모양이 나서 제짝이 생겨납니다. 우리의 전통신은 사람이 신에 맞추는 게 아니라 신이 발 모양에 맞게 서서히 변하면서 사람에 맞추어 가는 게 특징이죠.” 

    5대째 200여년의 가업을 잇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16호 화혜장(靴鞋匠) 황해봉씨가 서울 송파구 마천동 작업실에서 꽃신 제작을 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마천동 작업실에서 만난 중요무형문화재 제116호 화혜장(靴鞋匠) 황해봉(60)씨의 말이다.

    조선시대 부녀자가 신던 갖신인 당혜. 코와 뒤꿈치에 당초문(唐草文)을 놓아 만든 마른 신으로, 안은 융 같은 푹신한 감으로 하고 바깥은 가죽을 비단으로 싸서 만들었다.
    화혜장은 목이 있는 신발인 화(靴)와 목이 없는 신발인 혜(鞋)를 제작하는 장인을 통칭해 붙인 이름으로, 순우리말로는 ‘갖바치’로 부른다.

    태사혜(太史鞋)는 신코에 장식이 있어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흔히 사대부나 양반계급의 나이 많은 사람이 평상시에 신었다.
    고조부 황종수, 증조부 황의섭, 조부 황한갑, 부친 황등용. 모두 신발 하나에 인생을 걸었던 장인이었다. 중요무형문화재 화장기능 보유자 37호였던 황한갑씨는 고종과 엄비 등 왕가의 신을 만들던 조선왕조 최후의 왕실 갖바치다. 

    꽃신 옆면에 아기자기하게 수놓은 십장생수혜.
    황해봉씨는 16세부터 할아버지 어깨 너머로 화혜 기술을 배워 5대째 200여년 가업의 맥을 잇고 있다. 자동차 수리공이던 황씨의 아버지 역시 쉰이 넘어 할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웠으나 제대로 전수받기엔 나이가 많았고, 일찍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그가 유일한 전수자가 됐다. 

    남아혜
    10년 세월 동안 조부의 기술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황씨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의례 때 신던 적석(赤?·임금이 정복을 입을 때 신는 신)과 청석(靑?·황후가 예복에 착용한 푸른 비단으로 만든 신)을 재현해 99년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을 받았고, 2004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16호 화혜장으로 인정돼 갖바치의 맥을 잇고 있다.

    여아혜
    “젊을 땐 하루 종일 앉은 채로 일을 하기가 너무 외롭고 힘들었어요.” 황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꽃신을 만드는 일은 생계유지도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만들어야죠. 제가 이어받지 않으면 우리 전통신발은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적은 수입보다도 마음 아픈 건 전통신발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화혜장 황씨가 수작업으로 신발을 만들 때 쓰는 다양한 도구.
    갖바치의 전성기는 조선시대 말엽 신분제가 무너지면서 꽃신 주문이 줄을 잇던 때였다. 그러나 고무신이 등장하고, 서양의 구두가 들어오면서 쇠퇴를 거듭해 이제는 돌잔치나 결혼식에만 간간이 쓰일 뿐 꽃신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화혜장 황씨가 꽃신에 신골박기를 하고 있다. 총 70여 가지의 공정을 거쳐야 하나의 꽃신이 완성된다.
    꽃신을 하나 만들려면 하루 6시간씩 일해 최소 사흘, 길게는 일주일까지 걸린다. 70여 가지에 이르는 공정을 하나하나 손으로 하기 때문에 가격이 수십 만원에 달한다.

    화혜장 황씨가 칼로 백비마름질을 하고 있다.
    갖바치의 길이 험난하지만 황씨의 둘째아들 덕진(31)씨가 가업을 잇고 있다. “쉬운 길이 아니란 걸 아는데 부모라고 강요할 수 있겠어요. 스스로 가업을 잇겠다고 하니 기특할 뿐입니다. 6대까진 걱정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지요.”

    사진·글=송원영 기자 sowon@segye.com


    출처: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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