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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옥진 여사' 발굴한 원로 무용학자의 전통춤 궤적

나주 출생 무용학자 정병호 전 교수 전통춤 서적 출간

'병신춤의 달인' 공옥진 여사를 중앙무대에 소개한 전남 나주 출생 원로무용학자 정병호(84) 전 중앙대 교수의 무형문화재에 대한 학문적 열정이 고스란히 베어나는 춤 관련 서적 두 권이 잇따라 나왔다.

한국무용학 제1세대를 대표하는 정병호 전 교수의 학술업적을 정리한 '한국 전통춤의 전승과 현장' 및 '한국 전통춤의 원형과 재창조'(민속원 刊)가 그것.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정 교수 대신, 그의 제자인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정리해 빛을 보게 된 것으로, 성 교수가 운영하는 춤자료관인 '연낙재'가 펴내는 연낙재무용학술총서 시리즈 제4·5권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평생을 민속예능의 현장에서 보내면서 우리 춤의 원형성의 탐색과 학문적 체계화를 위해 헌신했던 정 교수의 학자로서의 여정이 녹아있다.

'한국 전통춤의 전승과 현장'은 우리 민속예능의 오리지널리티한 요소 중심의 현장감 있는 내용들로 구성한 것으로, '한국춤의 전승과 미학', '민속예능의 전승현장', '민속예능의 현장과 향토성', '아시아의 전통춤 비교' 등 제4부로 구성됐다.

또 '한국 전통춤의 원형과 재창조'는 우리 춤을 보다 근원적 관점에서 통찰한 글들을 중심으로 묶어낸 것으로, 전통춤의 이론과 정신을 비롯한 한국춤의 전통과 창조성, 최승희와 북한무용의 실체 등을 다뤘다.

정 교수는 공옥진 여사를 포함해 이매방(살풀이춤·승무), 박병천(진도씻김굿), 김금화(황해도배연신굿) 등 인간문화재 반열에 오른 전통예인 27명을 발굴했으며 저서 '춤추는 최승희 세계를 휘어잡은 조선여자'는 최승희 붐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학술업적은 정 교수가 투병 직전인 2007년 무용학 관련 자료 일체를 연낙재에 기증하면서 집대성됐다.

기증 자료는 1960~80년대 민속예능 현장답사 시절 촬영한 사진과 필름, 최승희 관련 각종 공연자료를 비롯해 무용학 관련 문헌과 학회지 등이 망라됐다.

한국 전통춤의 역사와 정신, 미학적 실체와 향토성을 강조한 논문에서부터 최승희와 북한무용, 아시아 전통춤을 비교한 것에 이르기까지 정리됐으며 현재 볼 수 없는 1960~80년대 민속예능 현장을 투영한 200여장의 희귀 사진도 덧붙였다.

이외에도 무용평론가로서의 활약상이 엿보이는 무용 제도와 정책에 대한 제언과 공연평, 서평이 포함됐다.

출처:광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