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00억들여짓고 운영비없어 문닫아
이름 :	최수호(조선) Read: 4   Date: 2011.02.23
100억 들여 짓고 운영비 없어 문 닫아 1년째 문 닫은 영주시 부석사 유물박물관 2009년 완공, 1년 뒤 문닫아 사찰 "전기세 등 감당 못해"… 市 "추가로 예산 지원할 것" 국보급 문화재 등의 보관·전시를 위해 경북 영주시가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지은 부석사(浮石寺) 유물박물관이 운영비 부족을 이유로 1년 가까이 문을 걸어 잠그며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운영 전반에 관한 명확한 계획 없이 박물관 건립이 이뤄진 탓에 엉성한 운영을 이어 가다 결국 문을 닫아야 했고, 특히 운영 정상화를 위해 향후 추가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라 "세금만 축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영주시에 따르면, 부석사 유물박물관 건립사업은 영주·안동·봉화 등 낙후된 경북 북부권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북도 등이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과 연계해 이뤄졌다. 영주시가 직접 사업계획을 세워 국비 등의 지원을 받아냈다. [사진설명] 운영비 부족으로 1년이 가깝도록 문을 닫아놓고 있는 부석사 유물박물관 전경. /남강호 기자 kangho@chosun.com유물박물관은 지난 2006년 11월∼2009년 2월까지 2년여간 국비(53억여원)·도비(14억여원)·시비(33억여원) 등 총 100억여원이 투입돼 부석면 북지리 부석사 인근 3692㎡(1190여평) 부지에 세워졌다. 1∼2층짜리 현대식 건물 2개 동이 조합된 이곳엔 '제1·2전시실', '체험실', '영상실'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운영은 부석사측이 맡고 있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로서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17호), 무량수전(국보 제18호), 조사당(국보 제19호), 소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45호), 조사당벽화(국보 제46호) 등 국보 5점을 비롯해 보물, 지방유형문화재 등 다수의 유물을 간직하고 있다. 영주시측은 "사찰 내 한 목조건물에 보관됐던 유수의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하고 이를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당시 부석사와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공 후 지난 2009년 3월부터 막상 운영에 들어가자 갖가지 문제점이 불거져 나왔다. 한달 전기사용료가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400만원 이상이 나오자 사찰측은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고, 유물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사와 안내데스크, 관리인 등 박물관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력 확보는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박물관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다 개장 1년 만인 작년 3월 문을 닫았다. 지난달 말 이곳을 찾았을 때에도 박물관으로 들어서는 길목 어귀엔 접근을 막기 위한 긴 줄이 쳐 있고 '출입금지'란 팻말도 붙어 있었다. 당시 부석사를 찾았다 이곳 유물박물관으로 향한 관광객들은 그저 먼 발치에서 건물 외관만 쭉 훑어보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금도 박물관 내 유물 전시실 곳곳은 듬성듬성 비어 있으며 대다수 유물은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석사측은 "사찰 입장료만으론 사찰과 박물관을 동시에 운영하기가 불가능하다"며 "간간이 박물관 환풍기를 틀어 공기를 환기시키는 정도의 관리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영주시측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세금을 추가 투입해 운영비로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유물박물관 운영비로 학예연구사 1명과 관리인 2명 등 총 3명의 인건비(5160만원)와 전기사용료(3840만원) 등을 합쳐 연간 총 1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주시측은 "우리 시 재정자립도는 16∼18％ 정도로 사정이 어렵지만 박물관 문제를 마냥 내버려 둘 수도 없어 난감하다"며 "우선 3년만 지원하고 박물관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3월 시의회 심의를 거쳐 예산이 확보된다면 오는 5∼6월쯤엔 개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주시의회측은 "예산심사 과정에서 이 문제를 꼼꼼히 따져 시민들의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최수호 기자 su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