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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문화재, 명승과 천연기념물 부국인 우리나라
글쓴이 tntv 등록일 [2011.01.12]

 
 




 
세계 문화사의 불가사의라 할 수 있는 우리 국토 세계적 시야에서 볼 때 우리 국토는 예사의 땅이 아니다. 지구촌 어디에도 한반도만한 크기의 땅을 삶터로 하여 5,000년 이상 자신의 역사를 지속, 발전시켜온 곳은 없다. 오늘날 우리 국토만한 땅에서 우리 수준의 인구가 현재와 같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한반도 규모의 땅에서 수천 년 대대로 이어져 생활해오면서 팔천 만에 가까운 구성원이 자신만의 언어를 사용하는 하나의 민족을 이루고 있음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세계문화사에서 불가사의라 할 정도에 해당하는 우리 국토와 문화의 자랑이다. 이는 우리 민족의 주요 삶터이자 생활터전인 한반도가 인간 생활에 유리한 기후에다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수준으로 다양한 지형요소와 생태자원이 조합된 땅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서로 얽혀진 자연환경은 전국 어디에서도 자족력 있는 생활이 가능할 정도이며 금수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한반도는 면적은 넓지 않지만 한 민족의 터전으로는 크게 부족할 것이 없는 자연환경의 다양함과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유정함, 그리고 경관의 수려함 모두를 갖춘 땅이다. 이와 같은 자연환경을 지닌 땅이기에 우리 민족은 한반도라는 요람에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만의 독특하고 세련된 전통문화를 발전시켜 올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걸쳐 자족력 있는 인간생활이 가능한데다 자연환경이 다양한 만큼 문화경관도 다양하기에 문화재, 명승과 천연 기념물 부국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함, 유려함, 수려함을 모두 갖춘 지형경관

 
우리 국토는 전국 어디를 가도 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땅이다. 다만 평균적으로 산과 들판의 비율이 7:3일 뿐이다. 태백산지와 같은 험준한 산지라 해도 그 내부에는 진부, 영월, 정선, 평창 등 많은 가구가 모여 자족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분지나 곡저평야가 있다. 둘레가 700리나 된다는 지리산에도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들판이 있다. 그런가 하면 호남평야와 같은 넓은 평야라 해도 배후에는 험준한 산들이 있고 평야 내부에도 중소 기복의 야산들이 있다. 산과 들판이 이렇게 배합되어 있기에 우리나라에는 장풍득수藏風得水 효과가 높은 생활공간이 전국 도처에 형성될 수 있었다. 세계 어디에도 우리나라처럼 산과 들이 전국에 걸쳐 유정하게 배열된 땅은 없다. 또 산과 들, 이들 사이를 흐르며 발달한 하곡 등 이들 모두가 어우러진 경관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성정性情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자연경관의 다양함과 수려함은 육지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 땅은 대륙과 대양의 점이지대에 위치한 반도로 육지와 해양의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반도 모습의 국토 삼면이 서로 특색을 달리하는 지형경관과 생태자원을 지닌 해역으로 둘러 싸여 있다. 동해의 맑은 물, 백사장, 세계에 자랑할 만한 서해의 갯벌, 환상적인 굴곡을 지니면서 청정해역을 이루는 남해의 풍광, 이 모든 것들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해안 경관들이다. 다양하면서도 풍요로운 생태자원

 
우리나라는 산과 들 이들 사이를 흐르는 하천, 특징을 달리하는 해안이 다양하면서도 아름답게 어우러진 지형환경에 풍요한 생태자원을 지탱할 수 있는 기후를 지니고 있다. 위도, 수륙배열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거의 전국토에 식생이 밀도 높게 서식할 수 있는 열수지와 수분 수지를 지니는 지리적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륙 동안 온대에 위치한 우리 국토는 대륙서안 유럽의 경우와는 달리 아열대에서 극 지역에 이르는 다양한 풍토의 식생이 서식할 수 있는 땅이다. 세계에서 아열대성 대나무와 온,냉대성 참나무, 한대성 자작나무가 모두 이웃하면서 서식할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생태계는 그 자체가 지구촌 ‘다풍토 생태박물관’이라 해도 될 정도이다. 이와 같은 다양성은 우리나라가 절묘하게도 온도와 습도 특성이 다른 저위도와 고위도 기단, 대륙과 대양 기단이 계절의 추이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해역은 저위도에서 올라오는 난류와 고위도에서 내려오는 한류가 모두 유입되는 곳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해양 생태계에서도 아열대에서 한대에 이르는 해양생물이 모두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풍요하면서도 다양성을 지닌 육지와 해양 생태자원을 지닌 나라다. 21세기 관점에서 의미 있는 문화재, 명승, 천연기념물 부국인 우리나라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피라미드, 진시황릉, 만리장성, 그랜드 캐니언 등 규모가 방대하면서 장관을 이루는 것들에 주목하고 열광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는 환경과 문화의 가치, 자연과 인공의 조화, 친자연적인 생활 및 문화경관을 중요시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서는 규모가 큰 것 보다는 다양성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가 자랑거리가 된다. 모든 지각과 인식과 생존에는 땅이라는 ‘근원적인 바탕’이 있다고 생각하는 철학자도 있다. 산과 들, 강, 돌, 나무와 꽃들은 언제나 시의 주제이고 언어였다는 점에서 시가 늘 자연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시인들도 있다. “다양한 경관이나 자연과의 친밀한 관계”가 의식주나 사랑, 유희 등과 함께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하는 생태학자들도 있다. 오늘날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문화재로서 특색과 의미가 있는 명승과 천연기념물 보고라 할 수 있다. 우리 문화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요롭고 다양한 생태계와 인간 생활이 혼연일체 되어 발전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적 생활양식에서는 물론 정치적 의도로 만들어진 왕궁과 왕릉, 종교적 의도로 축조된 사찰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왕릉을 보면 인위적 구획 없이 숲이 곧 담장이고 능의 봉분도 지형훼손을 극소화한 모습을 보인다. 통도사, 범어사 등과 같은 사찰들을 보면 본당과 암자들의 규모나 배치는 마치 사찰이 자연의 일부인 듯하고 자연은 사찰의 일부인 듯하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정원건축가들이 우리나라의 사찰, 왕궁과 왕릉들에 대해 찬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사적지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 정교하면서도 절제된 인공 구조물이 자연 요소와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보이고 있다. 인근 자연 경관과 어울리게 사적지가 자리 잡고 사적구조물은 별로 인공이 가해지지 않은 개울, 동산 숲 등의 자연요소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 우리나라 문화 경관의 특징이다. 또 자연환경이 다양한 만큼 생활 및 문화경관도 다양하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아름답고 다양한 자연경관과 자족력 있는 삶을 지탱시켜준 풍요하고 다양한 생태자원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져있다. 이 땅의 산, 강, 들판, 해안, 식물과 동물들은 인간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화재로서 명승과 천연기념물이기도 하다. 이들이 지닌 아름다움, 유정함, 다양성은 우리 문화와 혼연일체 되어 있다. 오늘날 시대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의미와 특색을 지닌 문화재, 명승과 천연기념물 부국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발굴하고 보전하는 노력을 지금까지도 해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장차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몫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오경섭 문화재위원,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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