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장식의 기대와 항아리, 한 쌍으로 발굴

가야 고분 중 도기(陶器)가 발견된 부산 복천동 11호분은 1980～1981년까지 부산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굴한 수혈식 석실분으로서, 인근의 복천동 10호분과 함께 주곽(主槨)과 부곽(副槨)을 이루는 대형 고분이다. 그중 11호분은 가야 고분 중에서도 보기 드물게 도굴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됐다.

그 복천동 11호분의 석실 서남쪽에서 출토된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釜山 福泉洞 十一號墳 出土 陶器 龜裝飾 圓筒形 器臺 및 短頸壺)’는 출토지가 명확한 5세기 유물이다.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도기가 대부분 깨지거나 훼손된 사례가 많다는 사실에 비추어 이 도기는 기대(器臺, 그릇받침)와 항아리가 한 쌍의 완전한 모습으로 발굴되어 이 시대 도기의 제작 수준을 확인하는 기준이 된다. 발견된 도기는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하며, 당당한 모습의 거북이 토우(土偶) 한 마리를 부착시킨 중앙 기대가 눈에 띄는 모양새다. 이처럼 삼국시대 토우 중 거북이 토우가 붙어있는 것은 이 도기가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안정된 조형 감각과 세련된 문양 표현

또 고배(高杯)·항아리·바리 모양 항아리 받침대 등의 토기·도기류*는 크고 작은 개별 무덤에서 적게는 수 점에서 많게는 수십 점 이상 출토되지만, 원통 모양의 항아리 받침대는 가장 큰 무덤들에서 대부분 1점이 출토되어 당시 가장 중요한 의례용품이었음을 반증해 준다. 이 유물은 통형 그릇받침 위에 목이 낮은 도기(陶器) 항아리가 올려 있던 상태 그대로 출토된 희귀한 사례다.

특히 그릇받침과 항아리의 규모가 크고 형태가 조화롭고 안정적이며, 높은 온도에서 구워 기대 표면이 자연스럽게 시유(施釉, 유약 치기)되어 견고하게 제작됐다. 또한 11단으로 나누어 단계별로 다양한 종류의 투창(透窓, 구멍)을 뚫고, 지그재그 등 가야 도기에서 많이 쓰인 문양을 새겨 넣어 조형성도 우수해, 여러 면에서 가야 도기의 특징과 삼국시대 토기가 도기로 넘어가는 제작의 기술적 성과를 엿볼 수 있다.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는 손상되지 않은 완전한 형태와 거북이 토우의 조형성, 안정된 조형 감각과 세련된 문양 표현 등으로 볼 때, 가야시대의 대표적인 도기로 꼽을 수 있다. 이에 충분한 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되어,2020년 2월 27일 보물 제2059호로 지정됐다.

*토기(土器)와 도기(陶器): 토기는 흙으로 그릇 모양을 빚어 섭씨 800~900도에서 구워 흙의 질감이 남아 있는 것을 말하며, 도기는 유약을 바르고 1,5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 표면이 반들거리고 유리질화된 것을 말한다.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는 고온에서 구워 겉면이 유약처럼 시유된 ‘도기’에 해당한다.

사진. 국립김해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