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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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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답사기]천 년을 이어온 전통 축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강릉단오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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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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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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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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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기운을 받은 축제 ‘강릉단오제’
음력 5월 5일 단오는 설,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였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지내는 명절이며, 이날은 태양의 기운이 가장 센 날이라고 해서 으뜸 명절로 지내왔다. 단오를 순우리말로 수리날이라고 하는데 수리란 말은 높고 고귀함과 신을 의미하는 옛말로 1년 중 최고의 날이란 뜻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8일간 열리는 축제가 바로 강릉단오제이다.
농사만 지으며 살던 사회에서는 봄에 곡식의 씨를 뿌리고 모를 심은 후 조금 쉴 여유가 있는 시기가 단오였다. 단옷날 하루 마음껏 놀이를 즐기며 놀 수 있었다. 추석이 풍년을 감사하는 의미라면 단오는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그런 취지에서 농사가 풍년들고 사람들이 여름 더위를 이겨내 건강하기를 바라는 풍속과 민속놀이가 유행했던 것이다. 제사, 굿, 수리취떡 만들기, 쑥 뜯어말리기, 씨름, 그네 등이 그런 것이다.
강릉단오제는 강원도 강릉지역에서 매년 단오에 열리는 가장 오래된 축제이다. 그 시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조선 광해군 때 제작된 『임영지』의 기록을 보면 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 축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강릉단오제는 농사만으로 살았던 그 옛날, 농사가 잘되게 해 달라고 하늘에 올리는 기원의 제사였고, 백성들이 함께 어울려 놀았던 축제 마당이다.
영동지역 사람들이 서울로 가는 길목인 ‘대관령’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이고 신성한 장소인데, 이곳에 강릉단오제의 ‘대관령국사성황신’이 모셔져 있다. 강릉단오제는 대관령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강릉단오제가 5~6일간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한 달이 넘게 하는 축제이다. 원래 음력 3월 20일부터 단오제를 준비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음력 4월 5일 단오술을 빚는 데서부터 문을 연다.
음력 4월 5일 단오에 쓸 술을 빚고, 음력 4월 보름에 대관령에 가서 단오신인 대관령국사성황신을 모셔온다. 그리고 음력 5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강릉남대천 강가의 단오장에서 1주일 정도 단오제를 연 것이다. 2005년까지는 음력 5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이었는데, 강릉단오제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듬해인 2006년부터 7~8일간 본 행사를 확대하여 열고 있다.
강릉단오제의 기본적인 내용은 제사와 굿, 관노가면극, 강릉의 전통민속놀이, 씨름, 그네, 창포물에 머리 감기 등으로 구성되며, 난장으로 불리는 장터도 열린다. 강릉농악, 강릉지역의 농업민요인 학산오독떼기와 같은 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선보이며 춤과 노래, 연극 등 무형유산의 모든 장르가 함께 펼쳐지는 종합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
강릉단오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양하고 아름답다. 단오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값진 땀과 그것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희망찬 기대는 축제의 장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마음을 벅차게 한다. 강릉지역 학교와 학원들이 단오 기간 동안 돌아가며 단오학습의 날을 운영하기 때문에 단오문화관이나 체험관을 비롯한 행사장 곳곳에서 단오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과거에 이어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사는 축제
고려시대 역사책인 『고려사』에는 태조 왕건을 도와 왕순식이 후백제의 신검을 토벌한 기록이 있다. 이 기록에서 왕순식이 태조에게 대관령성황사에서 제사를 지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관령과 단오제의 역사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 학자 남효온은 『추강선생문집』을 통해 강릉에서는 매년 봄에 대관령산신제를 지내고 휴식을 취하며 놀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홍길동전』을 쓴 허균도 강릉단오제를 직접 보고 기록했는데 강릉단오제에서 제사를 받는 대상이 김유신 장군이라고 썼다. 강릉의 역사책인 『임영지』에는 “매년 4월 보름이면 강릉관아의 관리들이 무당들과 대관령에 올라가 제사하고 신목을 베어 모시고 마을로 내려온 후, 단오가 되면 무당패가 굿을 한다”고 자세히 기록했다. 그 내용이 오늘날의 단오제 풍경과 비슷하다.
강릉단오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사람들의 간섭과 금지에도 강릉시내 지역에서 상인들을 중심으로 그 맥을 유지해왔다. 원래 관아를 비롯한 시가지에서 했으나 일제에 의해 상인들이 남대천 강가에서 하게 되었던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강릉단오제는 국가가 지정한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이기도 하다. 한국의 오랜 축제인 강릉단오제는 과거 양반, 농민, 어민, 상인, 관노 등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겁게 어울렸던 값진 전통문화이다. 그 정신은 오늘날에도 남녀노소 구별 없이 누구나 참여하는 축제로 이어가고 있다.
많은 전통 축제가 경제적인 효과에만 매달리다 보니 볼거리가 없는 콘텐츠 부실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과 달리 강릉단오제는 단오 굿당의 아름답고 화려한 장식, 무당의 옷들, 춤과 이야기가 있는 무당의 노래 등 많은 것을 보여준다. 관노가면극은 무언극으로서 현대 마임 예술의 원조 격인 소중한 공연 예술이다.
지금까지 강릉단오제를 지켜온 사람들은 강릉시민들과 인간문화재(강릉단오제보존회) 그리고 강릉단오제위원회, 강릉문화원, 강릉시청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단오장 놀이판의 모든 사람이 한가지로 소망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저마다의 ‘안녕’과 ‘풍년’이다. 옛날엔 농사에 풍년들고 바다에서 고기 잘 잡히게 해달라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거기에 더하여 각자의 마음에 풍년들고 즐겁게 신나게 살고자 하는 것이다.
2017년 강릉단오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문화올림픽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단오제 개막과 동시에 이틀간 ‘대한민국탈춤제’가 열려 양주별산대놀이, 통영오광대, 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등 11개 종목 공연팀이 탈춤 한마당을 펼친다.
글‧최은서 사진‧강릉단오제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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