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수장고 및 정보센터 설계공모 당선작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 News1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이 2020년께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새로 들어설 국립민속박물관의 '개방형수장고와 정보센터'에 대해 20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설명했다. 천 관장은 "단순히 공간의 개방 뿐만 아니라 정보를 개방하는 개념"이라며 "수장고의 유물도 보고 정보센터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관객 참여형'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경복궁 시대'를 단계적으로 마감한다. 현재 서울 종로구 삼청로 경복궁 내에 위치한 국립민속박물관은 문화재청의 '경복궁 2차 복원정비계획'에 따라 2031년 철거가 예정돼 있다. 이전 건립과 관련해 박물관 측은 2015년 기획재정부로부터 2045억원의 총사업비를 확정한 바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일제 해방 후인 1946년 남산 '국립민족박물관'으로 시작, 한국전쟁을 겪으며 국립중앙박물관에 흡수됐다가 1966년 경복궁 수정전에 '한국민속관'이라는 이름으로 터를 잡았다. 이후 1975년 국립현대미술관 옛 터인 경복궁 내 건천궁을 거쳐 1993년 경복궁 선원정에서 현 국립민속박물관의 모습을 갖췄다. 지난 70년 내내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해 온 셈이다.
단계적 이전 건립 계획에 따라 국립민속박물관은 1단계로 2020년까지 지원시설인 개방형수장고와 정보센터를 우선 건립하고, 2단계로 2024년부터 2030년까지 핵심시설인 본관 이전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축 본관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현재 정책 상으로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옆 문화체육관광부 소유의 부지로 옮겨간다는 계획이다.
개방형수장고와 정보센터 설계는 신한종합건축사사무소(대표 송주경)가 맡게 됐다. 박물관은 건축과 박물관학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위원장 전명현 헤이리예술마을 건축·환경 위원장)의 심사를 거쳐 신한이 제시한 '시간 : 시간의 켜가 쌓이는 개방형 수장고'를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설계 공모 당선작 '시간'은 과거 유물을 단순 보관하는 차원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건물 로비에서 개방형수장고를 바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수장고의 시각적 개방은 극대화시키면서 전통가옥의 요소를 현대적 재료로 재해석한 입면으로 특화시켰다는 설명이다.
김종규 국립민속박물관 민속기획과 학예연구관은 "프랑스 '께브랑리', 영국 대영박물관의 중국도자실과 빅토리아앨버트뮤지엄의 도자 전시실, 벨기에 MAS박물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처럼 관람객이 박물관의 유물들을 실제로 보면서 정보도 검색할 수 있는 '수장고형 전시실'을 표방했다"고 말했다.
또 "소장품의 가치보존, 관리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개방된 공간, 개방된 소장품, 개방된 기관의 가치를 중심으로 단순히 '물리적 시설'의 개방을 넘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공간 건립을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천진기 관장은 "변화하는 21세기 박물관 시설로서 유물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통한 가치 확산과 관람객 스스로 지식을 얻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탐험가, 큐레이터, 학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열린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