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딜쿠샤 전경(서울역사박물관 제공)2016.12.20© News1
3.1운동 유적 딜쿠샤 사진앨범(서울역사박물관 제공) 2016.12.20© News1
앨버트 테일러의 며느리 조이스 핍스 테일러의 앨범에 담긴 일제강점기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2016.12.20© News1서울역사박물관은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제니퍼 린리 테일러가 딜쿠샤 관련 자료 451점을 기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자료들은 앨버트 테일러가 일제에 강제추방된 1942년 이후 74년만에 한국 땅을 밟는 셈이다.
제니퍼 테일러는 2월 방한해 자료 57점을 기증했는데 이번에 추가해 총 508점의 자료를 넘겨줬다.
딜쿠샤의 일제강점기 모습과 당시 서울생활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기증된 내부 사진앨범은 앨버트의 부인 메리 테일러가 딜쿠샤에 살기 시작한 1923년부터 거실, 침실 등 가옥 내부를 찍은 사진을 담고있다. 가옥의 도면과 딜쿠샤에서 집안일을 돕던 '강 서방', '남두' 등의 행방이 기록된 서류, 딜쿠샤 임대에 대한 편지 등도 포함됐다.
강원도에서 금광을 경영하기도 했던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자료들도 확보됐다. 앨버트는 1930년대 현재 강원도 세포군 삼방리에 있는 '음첨골'에서 금광을 운영했다. 이번에 기증된 사진앨범에는 당시 일대 모습과 금광시설, 채취과정이 담겨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1935~38년 정동과 청계천, 창경궁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료도 있다. 앨버트 테일러의 며느리인 조이스 핍스 테일러는 아버지 제럴드 핍스가 주한 영국대사관 총영사를 지냈다. 아버지를 따라 영국대사관에서 생활할 때 주한 영국대사관 주변과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들의 모습, 창경궁(당시 창경원)의 벚꽃놀이 등 서울 각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담은 앨범도 전해진다.
이밖에 테일러 가족이 사용한 은공예품과 중국 코담배를 담는 단지인 '비연호', 메리 테일러가 입던 한복과 기모노, 치파오 등 옷도 한국으로 돌아온다.
제니퍼 테일러는 "이번 자료는 테일러 가문에도 중요한 의미지만 한국에서 이를 연구발전시키는 게 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딜쿠샤 복원과 서울역사박물관 딜쿠샤 기획전시에 활용돼 시민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제니퍼 테일러가 기증하는 자료들은 3.1운동은 물론 대한제국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서양인들의 한반도 금광개발, 서울생활 등의 연구자료로 가치가 높다"며 "기증자료 정리작업을 거쳐 2018년에는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2019년 딜쿠샤 복원이 이뤄지면 가옥 내부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딜쿠샤는 해방 이후 정부 소유로 넘어왔으나 방치된 채 주민들이 무단 거주하는 상태였다. 서울시가 나서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 전에 복원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