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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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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답사기]살아있는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고창.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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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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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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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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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이자 거석기념물로 축조된 고인돌
한국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기념물이자 무덤이다. 고인돌은 고여 있는 돌이란 의미로 괸돌, 괸바위, 굄돌, 고인돌이라 불렸으며, 그중 ‘고인돌’이란 명칭을 고유명사화한 것이다. 한자로 지석묘(支石墓), 영어로 돌멘(Dolmen)이라 한다. 외형상으로 고인돌은, 지상에 네모지게 판석을 올려 무덤방(石室)으로 조립한 것을 탁자식, 덮개돌 밑에 일정한 간격으로 4개 정도의 돌로 받치고 있는 것을 바둑판식이라 한다. 대부분의 고인돌은 덮개돌만 지상에 드러나 있다. 이런 고인돌에서는 무덤방과 사람 뼈가 종종 발견되기도 하며, 간돌검이나 간돌화살촉, 비파형 동검 등 무기류와 장신구, 토기 등이 함께 묻혀 있어 ‘고인돌은 무덤이다’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은 무덤으로 사용되었지만 한국의 고인돌은 당시 사회에서 권력의 상징물이나 신앙의 대상물 등 거석기념물로 축조되기도 했다.
조밀한 분포 지역에 다양한 유적 공존 ‘고창 고인돌’
고창 고인돌은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죽림리와 도산리, 아산면 상갑리에 있다. 죽림리를 중심으로 산줄기 남쪽 사면에 등고선을 따라 447기 고인돌이 군집을 이루며 분포하고 있다. 고창 고인돌의 특징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조밀한 분포 지역에서 탁자식과 바둑판식, 개석식(지하에 만든 무덤방 위에 바로 뚜껑을 덮은 형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고창 고인돌의 대부분은 받침돌이 고인 바둑판식 고인돌이다. 덮개돌이 입체화·거석화된 고인돌이 단독 또는 열 지어 있는 대표적인 거석문화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바둑판식 고인돌의 기둥모양 받침돌은 덮개돌의 웅장하고 인위적인 느낌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고창 고인돌의 특징적인 요소이다. 그리고 도산리 고인돌은 처마가 넓고 덮개돌이 얇은 탁자식으로 남한 지역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고인돌 중 하나이다. 고창 고인돌에서는 석검 등 부장유물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2008년 9월 개관한 ‘고창 고인돌박물관’은 고인돌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고인돌박물관이다.
축조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채석장 ‘화순 고인돌’
화순 고인돌은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에 있다. 두 마을을 잇는 보검치(보검 고개) 양쪽 계곡에 걸쳐 596기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고인돌은 계곡 동쪽 산기슭을 따라 열을 이루면서 곳곳에 무리지어 있다. 화순 고인돌의 가장 큰 특징은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보여주는 채석장이다. 이 채석장의 석질은 화산암 계통의 응회암으로, 수평의 절리가 잘 발달하여 쉽게 덮개돌을 채석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 아래에는 여러 형태의 고인돌들이 있어 고인돌의 축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성역화한 거대한 바둑판식 고인돌이 다수 분포된 점도 하나의 특징이다. 성역화한 고인돌은 독립된 거대한 고인돌이거나 군집을 이룬 곳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고인돌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대신리 고인돌 중 길이 7.3m, 폭 5.0m, 두께 4.0m인 한국 최대 규모의 고인돌을 핑매바위라 부른다. 이처럼 고인돌의 이름과 전설이 많이 남아있는 것도 화순 고인돌의 특징이다. 대신리 고인돌에서는 다양한 무덤방과 간돌검, 농경과 관련된 다양한 생활도구들이 발견되었다. 또한, 기원전 550년과 770년이라는 절대연대 자료가 측정되어 청동기시대 무덤임이 밝혀졌다. 발굴된 모습 그대로 고인돌의 무덤방을 볼 수 있도록 고인돌 보호각이 설치되어 있다.
탁자식 고인돌 중심 분포지역 ‘강화 고인돌’
강화 고인돌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 삼거리, 고천리, 오상리, 교산리 등의 지역에 고려산 기슭을 따라 160여 기가 분포하고 있다. 군집을 이루기보다는 곳곳에 단독 또는 군집된 상태로 산재하여 있는 점이 고창과 화순 고인돌군과는 다른 점이다. 강화 고인돌 중 특히 잘 알려진 부근리 탁자식 고인돌은 남한에서 발견된 탁자식 고인돌 가운데 가장 크고 대표적인 것이다. 이 고인돌의 크기는 길이 6.4m, 너비 5.2m, 두께 1.1m이며, 지상에서의 전체 높이는 2.5m이다. 현재 양쪽의 막음돌이 없이 좌우의 받침돌만 남아 긴 통로처럼 되어 있다. 강화 오상리 고인돌은 발굴 후 정비 복원한 것으로 탁자식 고인돌군이다. 여기서 출토된 유물은 간돌검편, 돌칼편 등 석기류와 적색마연토기편 등이 있다. 강화 고인돌의 특징은 산등선에 입지하고 있다는 점과 탁자식 고인돌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인돌의 입지가 강이나 천변의 평지, 평지보다 높은 대지상의 산기슭이나 구릉상, 고갯마루 같은 곳에 있지만 강화 고인돌 중 교천리 고인돌은 산의 정상부 산등성이를 따라 탁자식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다. 부근리 고인돌 옆에 강화역사박물관이 건립되어 있다.
영원히 보존하고 남겨져야 할 고인돌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 고인돌은 우리 민족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인류가 아끼고 가꾸며 보존해야 할 세계유산이다. 한국 고인돌은 세계적으로 밀집분포권을 이룬 하나의 중심지이며, 고인돌에서 나타난 다양한 형태와 거대한 규모, 화려한 부장풍습 등은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특징이다. 이러한 고인돌은 3,000여 년 동안 우리 곁에서 역사를 묵묵히 지켜본 산증인인 동시에 선조들의 혼이 담긴 유산이자 삶의 흔적인 것이다. 후손들과 함께 영원히 한국 고인돌을 살아남을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 각국의 사람들이 찾아와 한국 고인돌의 가치를 직접 보고 느낄 때 비로소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한국 고인돌의 혼을 되살아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세계인들과 함께 고인돌의 상징적 의미인 ‘소통과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되새길 수 있지 않을까.
글+사진‧이영문(목포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동북아지석묘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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