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국제뉴스) 이선형 기자 = 임영이 세종시문화원장의 판소리 흥보가 완창 거짓 논란을 둘러싸고 지역 문화예술계가 떠들썩하다.

임 원장은 지난 달 30일 세종시 어진동 초려역사공원에서 '소리꾼 임영이의 흥보가 완창' 공연을 펼쳤으나 실제로는 반창 수준의 공연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다.

임 원장은 올해 세종시 무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해, 지난 9월 세종시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 고령, 연습부족 등을 이유로 보류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흥보가 완창을 둘러싼 논란이 향후 무형문화재 지정 심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도 주목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임 원장의 지난 달 30일 공연의 실황 녹음 내용을 들어보면 이날 흥보가 공연 시간은 1시간10분 가량이다.

이 중 흥보가 공연 중간에 제자 등과의 합창이 일부 들어가 있어 실제 임 원장이 공연한 시간은 이 보다 줄어든다.

임 원장이 본지와의 통화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자신이 사사한 스승의 흥보가 완창 시간은 1시간 50분 가량이다.

임 원장의 이번 공연과 그의 스승 한농선 명창(2002년 작고)의 흥보가 완창을 비교해 보면 사설(아니리)과 소리 모든 부분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나타낸다.

한농선 명창 홍보가 완창 내용을 들어본 결과 임 원장은 이번 공연에서 한농선 명창 흥보가 완창에 비해 사설과 소리의 3분의 1 정도를 빼고 공연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

임 원장은 이번 공연에서 모두 8 대목으로 구성된 흥보가 중 '흥보 부부 박타는 대목'을, 전반부를 제외하고 거의 통째로 빼놓고 공연했을 정도다.

'놀보 흥보집 찾아오는 대목'의 아니리 등 각 대목 사설과 아니리 상당 부분도 이번 공연 팸플릿에 실린 동편제 흥보가 한농선류 창본 내용과 다르다.

판소리 종목 국가 무형문화재와 시·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관계 전문가 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완창 여부는 계보 등과 더불어 매우 중요하게 판단하는 인정기준 중 하나에 속한다.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과 세종시문화재보호조례 규정에 의하면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무형문화재의 기능 또는 예능을 원형대로 체득 보존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임 원장의 완창 여부는 그가 세종시 무형문화재 지정 보류된 상태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세종시는 9월21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세종시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자인 임 원장에 대해 고령, 연습부족 등을 이유로 지정 보류한 데 이어 11월 중 관계 전문가 조사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세종시가 이처럼,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자에 대해 고령, 연습부족 등을 이유로 지정 보류한데 이어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지정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타 시·도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어서 앞으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판소리 종목 국가 무형문화재나 시·도 무형문화재의 경우 전승자 발굴 양성을 통한 전통 계승 등 지정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고령자를 지정하지 않는 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세종시가 임 원장(70)에 대해 고령, 연습부족 등을 이유로 지정 보류 결정 후 다시 심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임 원장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국가무형문화재(2002년 지정) 보유자 한농선 명창에게서 1984년 흥보가를 시작했으며 1994년 판소리를 이수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누구에게서 이수했는지는 불명확하다.

임 원장은 이와 관련, 본지와의 통화에서 스승인 한농선 명창의 무형문화재 지정이 늦어져 다른 사람에게 이수했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세종시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관계 전문가 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 시 흥보가 이수 관련 사실 확인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농선 명창은 2002년 2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그해 4월 작고해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 제자에게 이수증을 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