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벽돌 도둑에 골머리를 앓던 중국 당국이 특별조사에 나섰다. 사진 만리장성 웨이보
중국 당국이 만리장성 ‘벽돌 도둑’ 근절을 위해 특별조사에 나서는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문화재 행정을 총괄하는 국가문물국은 지난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만리장성을 정기적으로 면밀하게 감독·관찰하고 불시 순찰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지방정부의 만리장성 보호와 감독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점검 대상은 만리장성이 지나는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네이멍구 자치구, 산시성, 랴오닝성 등 15개 성·도시다.
가디언은 중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10년 전 만리장성 보호를 위한 법을 제정했음에도 훼손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만리장성은 전체 6300㎞ 가운데 30% 이상이 훼손된 상태이며, 온전하게 보존돼 있는 구간은 8%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화작용으로 인한 자연 침식된 것이 훼손의 주된 원인이지만 최근에는 인위적인 훼손이 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근 지역 주민들이 허술한 관리를 틈타 만리장성의 벽돌을 몰래 빼와 관광객들에게 파는 일도 있다. 이들은 벽돌 1개당 30위안(5000원)에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을 짓거나 묘지 석으로 쓰기 위해 가져가는 주민들도 있다. 중국 당국은 만리장성을 훼손할 경우 최고 5000위안(84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지만, 실제 집행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국시대 진시황이 짓기 시작한 만리장성은 명나라 시대에 들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8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