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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지킨 기념비적 역사

인천상륙작전기념관&팔미도 등대

한강의 기적과 IT 강국, 한류에 이르기까지, 모두 세계가 대한민국을 떠올리는 아름답고 자랑스런 수식어들이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가 되면 그 이면에 자리한 몇 개의 시린 단어들이 가슴을 파고든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그 시발점이었던 6·25 전쟁…. 결코 잊을 수도, 또 잊어서도 안 될 기억의 파편들 속에서 우리는 인천에서 시작된 ‘구국’의 신호탄을 발견할 수 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그곳에서 우리가 때때로 잊고 지낼지도 모를 대한민국의 현실을 만났다.

잊어선 안 될 역사와 현실을 담은 공간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전쟁은 광복 후 한반도 정세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남침을 단행한 북한군은 우세한 군사력으로 개전 3일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거침없는 기세로 두 달로 채 안 돼 낙동강 유역까지 집어삼켰다. 이때, 국군과 유엔군이 수세에서 벗어나 대반격을 시작하고, 결국 전세를 역전시켜 전쟁을 마무리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것이 바로 인천상륙작전이다.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청량산 자락에 자리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6·25 전쟁 당시 역사적인 연합군 상륙 작전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으로, 인천의 직할시 승격과 개항 100주년을 기념해 1984년 개관했다.
두 개의 삼각형이 대칭을 이룬 형태의 화강암 건물 사이로 난 좁고 가파른 계단을 한걸음씩 오르다보면, 기념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유 수호의 탑’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실내 전시장 입구 양쪽 너른 공간에는 야외 전시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사용됐던 탱크와 전투기, 함포 등이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실내 기념관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제1전시장에는 인천상륙작전의 구상부터, 진행 과정, 특징과 전쟁 당시 세계 전역에서 참전한 각국의 역할 등을 가치 있는 역사적 유물과 시청각 자료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제2전시장에서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실들과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데, 작전 당시 상황을 디오라마로 확인할 수 있는 LVT영상실과 작전을 이끌었던 맥아더 장군 흉상 및 유물, 그리고 전쟁 당시 실제 사용됐던 무기들이 지금 우리에겐 조금 낯설지도 모를 ‘전쟁’이란 상황을 짐작케 한다.

팔미도 등대

최초의 등대, 다시 불을 밝히다
최근 이곳이 7월 개봉을 앞둔 영화 <인천상륙작전>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작전 성공에 1등 공신 역할을 수행했던 대한민국 최초 근대식 등대 1호인 ‘팔미도 등대’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데, 팔미도 등대는 인천상륙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자, 수세에 몰렸던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천의 자랑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역사 중 하나인 팔미도 등대 재현물이 곧 인천상륙작전기념에 설치되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는 연합군의 팔미도 등대 점령 장면이 포함될 예정인데, 이 장면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유명세를 탄 송도 석산 세트장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이에 인천시는 바닥 지름 5m, 높이 약 8m의 팔미도 등대 재현물을 촬영 마무리와 함께 기증받아 6월 중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설치, 다른 전시물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한편, 1903년 6월 1일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5.7㎞ 떨어진 팔미도 정상에서 첫 불을 밝힌 팔미도 등대는 이후 오랜 세월 바닷길을 안내하다 2003년 12월 바로 옆 신축등대에 임무를 넘긴 뒤 인천시 지방문화재로 보존되고 있으며, 2006년에는 해양수산부가 해양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해양수산부는 팔미도 등대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인정해 올 연말까지 2억2천만 원을 투입해 팔미도 등대를 보수할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상륙작전 사진 40여점 전시-
인천시는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영화‘인천상륙작전’상영을 맞아, 특별 사진전‘그 날, 인천. 승전의 불을 밝히다’를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에는 6.25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의 크로마이트(Chromite) 작전인 인천상륙을 성공적으로 이끈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팔미도 등대의 옛 사진과 상륙작전 당일 항공 촬영한 월미도·북성동 부두·인천항 일대 사진, 국군과 연합군이 함께 거행하는 인천 탈환 기념식 사진 등 약 40여점을 전시한다.
또한 기념관에서는‘인천상륙작전’영화 촬영을 위해 송도 석산에 지었던 팔미도 등대(인천시 유형문화재 제40호) 세트를 야외 전시장으로 옮겨 전시할 예정이다. 이 세트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팔미도 등대 점등 장면 등을 촬영한 곳으로 인천영상위원회가 영화 촬영 종료 후 기념관에 기증한 것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연수구 청량산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야외 전시장과 소공원에는 전투기, 전차 등 6.25전쟁에 사용되었던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18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 날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문의 832-0915

글·사진 이준하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