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다를 건너가 보자. 약 180만 년 전부터 역사시대에 걸쳐 일어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도는 세계적인 경관과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6월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등 3곳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또한 미래에는 산업 및 관광 자원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찍이 제주도는 삼성신화와 함께하는 탐라만의 고유의 토착문화를 발전시켜왔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중국, 일본을 잇는 동북아시아지역 문화교류의 주요 거점으로서 주변의 선진문화를 한발 앞서 받아들이는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한 곳이다.
세계자연유산
제주도는 이처럼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지리적 배경을 바탕으로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고 발전시켜왔지만 국립박물관으로써는 늦은 편인 2001년 6월 15일 박물관을 개관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선사시대 이래 제주도의 다양한 자료와 유물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한편, 체계적인 전시와 학술조사,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고고역사박물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전체 55,579㎡의 대지 위에 지어진 박물관 건물은 제주도의 섬 모양을 기초로 오름, 돌담과 같은 제주도만의 지형적인 특징 및 주거문화의 특징을 건물의 둥근 지붕과 정원의 굽은 길로 표현했다. 또한 담장과 창으로는 제주도의 바람이라는 기후적 특징을 담으려 했다.
고고역사박물관
중앙홀을 비롯하여 7개의 전시실에는 약 800점의 유물이 상설 전시되고 있으며, 제주국제공항청사 1층에 위치한 "작은박물관"에서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우리 문화의 향기와 정취를 느끼도록 국보급 유물 50여점을 복제·전시하고 있다. 제주시 일주동로의 박물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중앙홀에 있는 제주읍성 디오라마와 탐라(耽羅)의 개국신화를 표현한 스테인글라스를 만날 수 있다. 제주읍성은 숙종28년(1702)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에 그려진 제주읍성의 모습과 1990년 이후 제주목 관아터[官衙址]의 발굴조사를 토대로 재현해 놓은 것이다. 천정부의 스테인글라스는 제주의 명산인 한라산, 탐라 개국신화인 삼성(三姓)신화, 삼다도(돌, 바람, 여자)를 표현했다.
선사실에서는 화산섬 제주의 탄생부터 첫 제주인의 정착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구석기시대부터 탐라국이 탄생하기 전까지의 문화발전상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청동기시대 삼양동 유적의 복원모형을 통해 선사시대 삶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곳에는 덧무니토기, 간돌칼 등이 전시되어 있다. 탐라실에서는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완성되고 꽃을 피웠던 탐라시대를 엿볼 수 있다. 탐라국의 탄생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발굴유물로 살펴보며, 오목돌과 공이 유물 등을 볼 수 있다.
대몽항쟁의 역사
고려실은 한반도의 통일왕국 고려와 탐라가 하나의 나라가 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제주의 문화를 보여준다. 화려한 도자문화의 유입과 융성했던 불교문화, 아시아의 거국 몽고에 맞서 싸웠던 삼별초로 대별된 대몽항쟁의 역사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탐라순력도실에서는 성산봉 일출, 천재연 폭포 등 300년 전 제주의 모습을 고스란히 기록해 둔 탐라순력도를 통해 조선시대 제주인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정보검색 코너를 통해 탐라순력도의 학술적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유배와 표류를 통한 새로운 문화의 수용
조선시대의 제주는 중앙정부와 더욱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성장해간다. 조선실에서는 2~3년마다 파견된 제주목사와 정치의 중심이었던 제주목 관아, 유배와 표류를 통한 새로운 문화의 수용, 옛 문서와 생활도구에 나타난 일반인들의 삶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기증유물실에서는 개관 이후 김순이 등이 기증한 수천여 점의 유물을 선별해 정기적으로 교체 전시를 하고 있다. 조선시대와 근현대 제주인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들이 많다. 야외전시장에는 화산섬 제주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돌하르방, 듬돌, 동자석, 연자방아, 밧칠성 등의 유물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한편 국립제주박물관은 해외 섬 문화 조사연구 및 해양문물교류박물관으로 특성화하기 위해 매년 동아시아 섬 문화 및 해양문물교류 자료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동아시아지역 섬 문화의 비교연구를 통해 제주 섬 문화연구의 시각을 확대하고, 동서양의 해양문화교류 요충지로서 활발한 해양문화를 통해 독창적인 문화를 이룩한 동방무역의 중심지였던 인도네시아의 다양한 해양문화를 소개하고자 7월 31일(화)부터 10월 28일(일)까지 해양문물교류 기획특별전 "적도의 황금왕국, 인도네시아"를 개최했다.
제주올레 길과 아름다운 도자기
또한 2010년부터는 제주올레 길의 친환경적인 가치와 매력을 소개하면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올해는 11월 23일(금)부터 내년 1월 27일(일)까지 '제주올레 길과 아름다운 도자기'라는 제목으로 제주올레 길을 함께 걷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제주올레 길에서 만날 수 있는 도자기 문화는 도기뿐 아니라 아름다운 청자와 백자도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고대 제주인의 도자기 사랑이 얼마나 각별했는지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