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사뉴스피플] 박용준 기자

“우리민족의 문화예술인 불교미술의 앞날이 어둡다. 배우려는 이들이 전무할뿐더러,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졸업해도 현실 적응이 안돼 그만두는 경향도 짙다.” 목조각 류수관 명인의 안타까운 외침이다. 그의 말대로 불교미술은 종교미술로만 치부되어 있는 현실, 취업과 연계된 학습적인 편향에 따라 예술가의 탄생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 문화유산을 살리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따라야 한다.

가치를 논하기 어려운 불교미술
류수관 명인은 지정 문화재 조각기능 제943호로, 무형문화재 이진형 선생과 인연을 맺어 지금껏 묵묵히 불모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그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며, 늘 고마운 마음으로 외길을 걷고 있는 그는, 1985년 제11회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 종정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여전히 공부 중이라는 류 명인은 높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경전에 대한 이해 등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에 걸쳐 만든다. 신심과 정성이 깃들여진 탓에,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부터 유독 많은 신앙심을 불러일으킨다. 큰 불사 뒤 불모로 칭송 받으며 신자들에게 때로는 삼배를 받을 정도다. 류수관 명인은 “불교미술은 경전을 공부하고 깊은 불심으로 몰입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정답이 없는 예술이기에 늘 아쉽다”면서 “사고와 표현, 감정 등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 다르니 작품의 완성도를 논하기도 어렵다”고 밝히며 “하지만 내가 끊임없이 배워나가며 나만의 신심으로 한땀 한땀 정성이 들어간 작품들이 탄생하기에 주변의 평이 좋은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대한민국 전통문화재 조각회’
수십년간 불교미술을 하고 있는 류수관 명인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현실은 후학양성. 대학교에서 강의도 했던 그지만, 갈수록 배우려는 이들이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는 그다. 류 명인은 “미적인 감각이나 손재주가 있다고 되는 것도, 경전만 열심히 공부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며 “그래서 선뜻 배우겠다는 젊은 층이 드물다. 종교미술로만 치부하는 사회적 시선과 당장 돈을 벌 수 있지 않은 사정 등도 결합한 것 같다”고 한시바삐 우리 민족의 예술을 살릴 방안이 마련돼야 함을 시사했다. 손 놓고 볼 수는 없는 일. 류 명인처럼 뜻 있는 불교조각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대한민국 전통문화재 조각회’ 회원들이 전시회를 가지며, 대중들에게 불교의 진리를 쉽게 이해시키고, 한국불교 미술 조각의 우수성을 널리 알고 있다. 지난해에는 11월 16~22일간 ‘제14회 대한민국 전통문화재 조각회전’이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최근에는 이 단체 소속 회원이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 목공예 분야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며 한국 불교예술의 가치를 드높였다. 주인공은 이재철(지정문화재 조각기능 제1727호) 회원으로, 2013년 부산시와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목공예 금상을 수상했다. 또 2015년 부산시 기능경기대회에서 가구제작 금상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