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일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진 선화당과 징청각이 우리나라의 건축양식의 고귀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 이금미 기자 | |
[뉴스쉐어=이금미기자] 대구의 도심 한 가운데에는 400여 년 영남의 수도인 경상감영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문화재 보존과 함께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태어난 대구 중심의 경상감영공원은 지난 2일 벚꽃의 향연과 함께 시민들과 외국인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경상감영은 선조 29년(1596년) 임진왜란이 한창일 때, 왜군이 전라도로 진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요충지로 대구가 주목 받으며 처음으로 대구에 세워졌다.
| ▲ 정면 6칸, 측면 4칸의 단층팔작 기와집으로 주심포양식으로 단출하면서도 엄정한 격식이 느껴지는 선화당의 모습 ©이금미 기자 | |
그러나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으로 대구는 왜군의 손에 불탔다가 왜란이 끝난 선조 34년(1601년) 다시 설치되어 1910년까지 경상도의 행정, 사법, 군무를 통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관청으로서 이곳에 자리했다.
이렇듯 군사적 요충지로 경제적으로도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춘 경상감영은 중요한 문화재인 관청유적으로서 영남지역의 수도(首都)임을 상징하듯 위풍당당한 자태로 조선시대와 현대를 이어주며 대구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공원 안내소에서 책자를 받아 입구로 들어서면 절도사이하개하마비가 우뚝 서있다. 이는 경상감영의 정문인 관풍루 앞에 있던 것으로 병마절도사 및 수군절도사 이하의 모든 사람은 비(碑)가 있는 지점부터는 말에서 내려 출입하라는 표석이다.
| ▲ 경상감영공원을 찾은 외국인들이 잔디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봄을 느끼고 있다 © 이금미 기자 | |
비를 중심으로 왼쪽 길로 따라가면 1807년 관찰사겸 부사인 윤광안에 의해 중건된 정면 6칸, 측면 4칸의 단층팔작 기와집으로 주심포양식과 익공식이 절충형 공포를 이룬 2고주 7량가의 집으로 겹처마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인 선화당이 눈에 띈다.
선화당은 경상감영의 관찰사가 집무를 하던 곳으로 조선시대 관아건축의 귀중한 자료이고 대구광역시유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선화당 뒤편 왼쪽에 위치한 징청각은 경상감영의 관찰사 처소로 사용됐던 곳이라 뒤뜰의 벚꽃이 흩날리며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해 우리의 건축양식의 고귀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 ▲ 경상감영의 관찰사 처소로 사용됐던 징청각 뒷편에는 굴뚝과 장독대 등이 보존되어 있다 © 이금미 기자 | | |
벚꽃이 흩날릴 때마다 상춘객들은 “진짜 아름답다”라며 감탄사를 터뜨리며 벚꽃과 어우러지는 징청각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봄의 설레임을 만끽했다.
현대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조선시대의 경상감영은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벚꽃을 보며 음악을 듣고 부르는 대구시민들과 전통놀이인 윷놀이를 즐기는 관광객들로 아늑한 휴식공간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었다.
또 경상감영공원 바로 서쪽에 있는 대구근대역사관에서는 대구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는 옛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유형문화재 제49호)을 개조한 건물로 청소년들의 역사체험 학습장으로 교육도시인 대구의 위상답게 구성되어 있었다.
| ▲ 경상감영공원 서쪽에 위치한 대구·근대역사관에서는 경상감영 뿐 아니라 대구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교육의 학습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 이금미 기자 | |
한편 경상감영공원은 4월말부터 10월까지, 혹서기인 7월과 8월 및 우천시를 제외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공원을 찾는 시민들과 외국인들에게 조선시대 경상감영의 향취를 느낄 수 있도록 수문장교대의식과 풍속행사인 민속공연 및 무예시범 등의 다양한 문화체험의 장이 마련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