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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09.17 박동욱 기자 fufus@focus.kr |
(서울=포커스뉴스)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는 각종 '말'들이 쟁점이 됐고, 또 다른 '말'이 연이어 불거졌다.
여야 의원들은 문화재청의 관리 부실과 안전 문제, 날림공사 등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나선화 문화재청장이 최근 논란이 된 '궁(宮) 스테이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표하자 의원들은 난감해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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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유산 공산성 금서루가 H형 철근과 벽돌무늬 시트지로 보강공사됐다.<사진출처=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실> |
◆ "세계문화유산을 철근과 시트지로 땜질?"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주 공산성을 철근과 시트지를 이용해 보수했다며 문화재청장이 혼쭐이 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은 이날 오후 문화재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4대강 사업으로 공산성 한쪽 축이 무너지고 곳곳에서 배부름‧뒤틀림 현상이 발생해 23억원의 혈세가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1400년 동안 금강 변에서 멀쩡하던 공산성이 4대강 사업 이후 삼투압 현상에 따른 배부름 현상이 발생했다"며 "보수 공사도 땜질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산성의 공북루를 보강하면서 벽 한쪽에 H형 철근을 세우고 벽돌 무늬의 시트지로 가린 복구 행태를 보며 '졸속'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윤 의원은 관련 사진을 PPT로 제시하면서 "2013년 긴급 보수공사 보고서에는 '보수완료'를 기재했으면서 실제로는 인공물로 날림으로 공사를 했다"고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이에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완료보고는 잘못된 것이고 정식 복원절차 전에 안전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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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뒤편에 카페 운영을 위해 임시로 만든 공간 <사진출처=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실> |
◆ "문화재를 카페로 만들다니요"
'창덕궁 카페'로 불리는 창덕궁 빈청(어차고)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대해 이번 국감에서도 어김없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수차례 문화재청의 거짓 답변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창덕궁 빈청의 카페 문제는 2010년 국정감사부터 오늘까지 벌써 다섯 번째 지적하는 내용"이라며 "전임 청장들이 수차례 위탁계약 완료 후 연장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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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내부 천장, 합판으로 천장 구조를 가려놓음<사진출처=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실> |
이어 "대신들의 회의공간이었고, 왕의 어차고였던 문화재를 휴게공간으로 쓰고 있는 것은 문화재 훼손"이라며 "관람객들도 자신들이 이용하는 카페가 조선시대 대신들의 회의공간이었고 일제가 궁궐을 폄훼하기 위해 차고로 바꾼 아픈 역사가 있는 문화재라는 것을 안다면 운영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빈청 뒤편에는 카페 운영을 위한 가설건축물도 확인됐다"며 "서울 한복판에서 문화재가 이렇게 훼손되고 있는데 문화재청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꾸짖었다.
나 청장은 "고증자료를 확보해 복구하겠다. 정확한 시점은 말하기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 "문화재청장님을 고발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의원이 군부대 내 문화재 방치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박 의원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문화재청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1247건의 군부대 문화재가 방치되고 있다"며 "군부대의 모니터링 결과, 대부분 '집중호우로 유실‧매몰했다' '부대 밖이라 관리 못 한다' 등의 답변을 받았다"고 군부대 내 문화재 관리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1247건 중 답변이 온 부대는 37곳에 불과하다"면서 "10년째 문화재청이 군부대 내 문화재를 방치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에 대해 나 청장은 "2016년부터 연차적으로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국방부와 협의해 문화재보존계획을 작성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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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09.17 박동욱 기자 fufus@focus.kr |
◆ "'궁(宮) 스테이' 계속 추진하겠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궁 스테이'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궁 스테이'는 창덕궁 낙선재 내부 석복헌과 수강재를 숙박시설로 탈바꿈하는 계획으로 한때 문화재청이 '하루 300만원 숙박비'를 책정해 논란이 됐었다.
나 청장은 "궁중 문화는 최고의 철학, 최고의 기술, 최고의 예술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통해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가르치고 외국에 알릴 좋은 기회"라며 "안전관리에도 문제가 없도록 신중히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상식에 맞지 않는 계획이라며 재고를 요구했다.
설 의원은 "문화재는 보존이 기본이고 원칙인데 궁에서 자려면 여러 시설들이 고쳐져야 한다"며 "아이디어는 좋지만 궁에서 먹고 자고 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