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릉에서의 한 평생 -19,216일의 기록
경북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에 살고 있는 김진환 님은 28살 때인 1963년 1월 1일부터 오늘날까지 53년 동안 일기를 써왔습니다. 다섯 자녀의 아버지로서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하게 된 까닭은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를 후손에게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김진환 님의 일기 속에는 잔칫날의 흥겨움도 있고, 장날의 풍경도 묘사되어 있습니다. 모내기하는 날 얼마나 고되었는지 적혀 있고, 날씨가 추워서 종일 집에서 놀았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보리쌀 한 되 50원을 주고 샀다는 기록도 있고, 소를 잃어버린 날의 아픔도 담겨 있으며, 누구네 상가 일을 돌봐줬다는 넉넉함도 있습니다. 때로는 한 줄 때로는 한두 쪽의 분량으로 너무 평범하지만 매우 진솔합니다.
김진환 님은 우리에게 일기쓰기를 꼭 권하고 싶다고 합니다. 일기란 거짓이 없는 것으로 첫째는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반성문이고, 둘째는 진솔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셋째는 미리 준비하는 계획성이 생기고 넷째는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김진환 님의 일기에 오롯이 담겨 있는 50여 년의 삶을 꺼내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남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본인에게는 매우 소중한 추억입니다.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그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우 소중한 ‘우리 집 보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