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개항장이었던 인천은 많은 근현대사의 유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역사속의 인천 이야기는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미처 알지 못했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통해 인천의 숨은 매력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고자 한다. 인천의 또 다른 기억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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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제도, 조선인 직공의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고치기 위한 방안(?)

                                              - 이성진(인천영화관광경영고등학교 교사, 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

동양방적 인천공장의 초기 여성 직공 나이는 만 13세 이상 20세까지였다. 약간의 일본어를 해독할 수 있는 정도의 학력수준을 갖고 있는 미혼자로 한정해서 모집되었다. 실제 채용된 여성 직공의 학력수준은 보통학교 졸업 정도였다. 그렇지만 공장 측에서 예상했던 것처럼 일본어 구사능력이 그리 좋지 않아 1934년 3월 오사카 본사에서 파견된 일본 여성숙련공 55명이 면직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인천공장에 왔으나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에 공장 측은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여고보 출신을 통역사역 사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인천공장에 처음 채용된 조선인 여성직공은 1,200명이었다. 이들은 2교대 12시간 노동에 겨우 일당 20전의 저임금을 받았다. 생활이 어려운 여성직공들은 하루 종일 뼈빠지게 일을 해도 한 끼 식사만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임금을 받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도중에 그만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당시 인천 지역의 지식인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야 했다.

현재 1000여명의 남녀직공을 수용하고 대대적으로 종업 중이라는데 그 여직공의 임금에 있어 매일 12시간의 노동으로 겨우 20전을 점심값이라고 지급한다는 바 취직하엿든 소년들 중에 중간에 그만 둔 소녀도 많다고 하여 지식인 중에서는 비난성이 자자하다고 하였다.(동아일보 1934.7.15.)

동양방적은 조선인 직공의 공장 내 근무규율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했다. 그러기 위해 근무시간을 엄수하지 않았을 시에는 각종 규제와 벌금, 벌칙을 가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폐해는 부당한 차별대우로 나타났다.

인천에 있는 동양방적의 사괘공 30명이 금 18일 아침부터 불연 동맹파업을 하였는데 이유는 작 17일밤에 명패를 가지고 오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동공장 수위가 직공 1명을 때린 것에 분개한 것이라고 한다.(동아일보 1935.1.19.)

동양방적은 조선인 여성직공의 장시간 노등, 저임금, 엄격한 규제로 인한 고통을 시간개념이 희박하고, 힘든 일을 싫어하는 잘못된 생활습관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은 조선인 여성직공들은 잦은 병으로 결근, 지각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이직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되었다. 

 오전 6시. 공장 거리는 서리 찬 새벽 침묵을 깨고 컴컴한 거리로 벤또를 들고 나선다. 12시간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된다. 동방 20전 이상 30전에 정미소 35전, 제분 20전 이상 6,70전 이하 인촌 20전 이상 50전 이하. 40전에 가까운 돈을 벌기 위해 장시간 노등을 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여공들은 공장에 오가는 길에 있는 카페를 직접 방문하여 채용을 애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조선중앙일보 1935. 12.2)

이에 동양방적은 통근제도로 인한 문제로 인식하고 생산량 극대화하면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고 엄격한 통제가 가능한 기숙사 제도를 도입·시행했다.

1936년 봄 월미도 소풍 출발 직전, 회사 마당에서 전반적인 지시를 받고 있는 남녀 직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