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동학혁명의 정신을 담은 대형 만장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사진=뉴스1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9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관계기관의 이견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19년째 안장지를 찾지 못하고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8일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사업 추진 관련' 감사결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1996년 일본 홋카이도대학에 보관중이던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1구를 반환받았지만 현재까지 안장하지 못하고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회는 1995년 홋카이도대학의 한 창고에서 '1906년 진도에서 효수된 한국 동학당 수괴의 수급(머리)'이라는 글씨와 함께 발견된 이 유골을 반환받은 후 전주역사박물관에 임시 보관해왔다.
애초 사업회는 이 유골을 2002년 전라북도와 협의 후 정읍 황토현에 안장하기로 하고 2004년에는 사업예산 3000만원도 확보했지만 망자의 고향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면서 지금까지 방치해왔다.
감사원은 안장사업이 신속히 추진·완료될 수 있도록 다수 유관 기관·단체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문화재현상변경허가 등 행정절차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사업회의 업무추진 상황을 지도·감독해야할 문화체육관광부가 갈등 조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날 강릉시가 국유재산인 주문진 항만부지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해 불법 전대(轉貸)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사례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강릉시는 1995년부터 주문진 항만부지를 관리하면서 국유재산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부지에 있는 건물 소유자가 사용 허가받은 국유재산을 타인에게 전대할 수 없음에도 관리를 소홀히 해 36개동 건물 중 14개동에서 장기간 불법전대를 통해 임대료 차익을 챙긴 사례가 발생했다.
감사원은 이에 강릉시장에 대해 전대 행위가 이어진 부지에 대한 사용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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