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고양 서삼릉에 대한 문화재 경관훼손과 안전문제 등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문화재 보호구역내 골프장 등이 증설되는 것은 물론 50여m에 달하는 철탑과 대형 물탱크 등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서는 안이 최근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7일 문화재청과 고양시 등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산37-1일대에 위치한 서삼릉은 국가사적(史蹟) 200호로 지정·관리돼 오다 지난 2009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서삼릉은 조선시대 왕인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효릉),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희릉),철종과 철인왕우 김씨(예릉) 등의 왕릉으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은 문화재다.

그러나 최근 서삼릉 문화재 보호구역 내 골프장 증설에 따른 각종 부대시설 등을 설치하는 변경안이 허가되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의 변경안은 문화재로부터 200여m떨어진 위치에 높이 50여m에 달하는 철탑 이설과 3천t규모의 물탱크 설치, 클럽하우스 증축, 경비실 위치변경 등의 내용이다.

해당 안건은 한양CC가 지난 3월 변경허가 신청 이후 지난 달 문화재청에서 위촉한 문화재위원회에서 심의해 가결시켰다.

이 때문에 고양 시민들과 단체 등은 문화재구역으로부터 60여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골프장을 증설한 것도 모자라 경관을 훼손하는 대형 철탑과 붕괴위험이 우려되는 물탱크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해도 너무한 처사라며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양의 한 시민단체는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보호하지 못할 망정 그 주변을 골프장과 그 부대시설로 둘러쌓이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현재 진행중인 한양도성(사적 제10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까지 우려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9년 독일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던 드레스덴 엘베계곡의 경우 문화재 인근에 설치한 교량 등이 역사적 가치와 경관을 훼손시켰다는 이유로 등재취소 된 바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서삼릉 주변 골프장이 한양도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막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순 없지만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문화유산위원국이기 때문에 문화재관리에 더욱더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당 심의내용은 현장 조사 등을 통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내용”이라며 “조선왕릉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각종 개발행위 등에 심도 있는 검토와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의현·김한규기자/mypdya@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