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 복원사업을 둘러싸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면밀한 검토와 타당성 논의 없이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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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 바이스(白石)와 진수이(金水). 환경부 제공 |
당시 김태호 경남도지사(현 새누리당 의원)가 전세기를 타고 따오기를 들여온 날 창녕 우포늪에서는 성대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김 지사는 도착성명에서 “한국에서 멸종됐던 따오기가 30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는데, 감격스럽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따오기가 경남 땅에 올 수 있도록 힘써주신 이명박 대통령과 중국 후진타오 주석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따오기는 이후 우포늪관리사업소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애지중지 보호되며 개체수가 늘어갔다. 유전적 다양성 확보가 안 돼 한때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한·중 정상이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라 지난해 말 바이스와 진수이 수컷 2마리가 들어오면서 다시 활기를 띠게 됐다. 따오기 외교라는 말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따오기를 보호하느라 철통방어를 하며 휴일도 없이 직원들이 근무하기도 했다.
복원센터는 개체 수가 100마리 이상 되면 일부를 자연방사할 계획이다. 따오기 복원에 내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총 86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김종률 환경부 생물다양성 과장은 “현재의 개체 수 증가 추세로 볼 때 2017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따오기가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정부가 이렇게 공을 들이는 따오기 복원사업을 두고 말이 많다.
조류학자인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는 “복원이라는 것은 과거에 그 지역에 살았던 기록이 있을 경우 다시 그 지역의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인데, 우포늪에는 과거 따오기가 살았던 기록이 없다”면서 “우포늪은 물론 우리나라는 먹이가 부족하고 천적이 많아 따오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울타리 안에서는 되겠지만 복원의 뜻에 맞게 방사는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처음 들여올 때도 아무런 전문지식 없이 경남도에서 전시행정으로 시작한 것”이라면서 “이번 정부에서 또 들여온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재철 녹색연합 국장도 “환경부의 야생동물 복원사업이 전반적으로 면밀한 검토와 타당성 논의 없이 홍보위주로 진행되는 감이 있다”면서 “동물은 사람보다 서식지에 훨씬 민감한데, 서식지 환경에 대한 고려나 이 종이 어떻게 멸종으로 가게 됐는지 등을 조사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복원사업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출처: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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