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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갤러리, 전통한지 보급위한 대학 한지문화 최고위과정 개설 준비

▲ 서하갤러리 이서하 한지작가 © 시사뉴스메이커

“당신은 진짜 한지를 보신 적이 있나요?”

[시사뉴스메이커 정윤희 기자]이 말은 외국인을 향한 물음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당신에게 묻는 말이다. 누군가가 당신을 향해 이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까? 당연히 본 적이 있다고 대답하거나 그 무슨 실없는 소리냐 비웃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는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한지는 ‘일본산’이라는 것을.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 하겠지만 사실이다. 1592년부터 7년에 걸쳐 우리를 괴롭혔던 임진왜란. 일본인들은 전쟁 통에 난리가 난 조선 땅에서 갖가지 문화재와 기술들을 훔쳐냈다. 이때 종이제작 기술을 가진 종이제작공들도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갔다. 일본은 그렇게 끌고 온 기술자와 한지를 가지고 끊임없는 모방과 복제를 통해 마치 자기들의 문화인 양 한지 제작기술을 익히고 제작기반을 넓혀 나갔다.

천년을 가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우리 전통의 종이 한지. 이 말에 이견을 다는 한국인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인식 또한 그럴까? 아니다.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품질을 가진 종이는 japaness paper 즉, 일본산 화지다. 세계시장에 대한 발 빠른 대응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경제력 때문에 김치가 기무치가 되어 일본의 음식인 양 인식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모방과 복제를 통해 제작기반이 탄탄해지고 전통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내 문화적 성향이 우리나라에서는 무관심 속에 서서히 잊혀져간 한지를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이름을 알리는 고급종이로 변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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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 각국으로 화지를 수출해 몇 조에 이르는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일본보다 훨씬 뛰어나고 더 오래전부터 한지를 만들어 온 우리는 어떠한가? 도리어 우리도 돈을 주고 일본에게 한지를 사오는 꼴이다. 한지공예가 주부들 사이에서 취미생활로 각광받아 강습소가 우후죽순 들어서던 때에도 정작 한지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일본산 한지를 사다가 전통공예를 하는 상황에서도 가르치는 강사도 배우는 학생도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전통 종이 한지, 새로운 예술의 장 열어

우리나라 전통 한지는 닥나무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닥나무 껍질을 벗겨 말린 후 다시 물에 불려 하얀 내피 부분만 가려내고, 여기에 양잿물을 섞어 푹 삶은 후에 헹굼과 일광 표백을 거친다. 그 다음 남아있는 표피와 불순물을 제거해 나무방망이로 섬유가 물에 잘 풀어질 때까지 두들긴 후 깨끗한 물에 넣고 닥풀이 잘 섞이도록 저어준 후 종이 뜨는 발로 걸러 떠 건조 시킨다. 마지막으로 완전히 건조되기 전에 방망이로 두들겨 한지의 밀도와 섬유질 형성을 높여주는 작업을 마치면 비로소 한지가 된다. 제작기간이 보름이상 소요되는 만큼 정성과 장인정신으로 탄생한 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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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작된 한지는 주로 창문을 바르거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거나 부채나 연 등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실생활 속에 한지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요즈음에는 초등학교 미술시간이나 교과서 속에서만 한지를 겨우 접하는 이들도 태반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그러나 예전보다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도 있다. 바로 예술이다. 한지는 그림을 담는 배경의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 캔버스 위로 올라가 평면의 그림에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나풀거리는 꽃잎이 되기도 하고 한가로운 오후의 담벼락이 되기도 하고 비에 젖은 거리가 되기도 하고 흘러가는 강물로 변신하기도 한다. 전통한지 특유의 질감이 불러일으키는 향수와 묘한 매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통한지 복원에 인생을 건 한지그림의 일인자 서하갤러리 이서하 관장

설 자리를 잃고 빛바래진 한지를 복원하고 우리의 전통종이의 명맥을 지키는 데 인생을 걸었다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하갤러리(www.lseoha.com)의 이서하 관장이 바로 이 한지그림의 일인자다.

이서하 관장은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에 진학해 서양화를 전공했다. 졸업 후 이 관장은 1999년 제1회 원주 한지 문화제 초대전을 시작으로 2000년 전주 종이 문화축제 초대전, 2004년 한국 구상 회화의 위상전, 2004 K.P 국제 교류전, 2004 버질국제미술협회전, 2005년 제5회 대한민국 한지대전, 2006년 BEFORE & AF, 2007년 제13회 전국한지공예대전 초대작가전, 2009년 한-필 수교 60주년 기념 초대전, 대한민국 현대 미술작가 초대전 등 다수의 그룹전과 2005년 종로갤러리에서 열린 1회 개인전을 시작으로 부산 태종대, 예술의 전당, 서울미술관, 서하갤러리, 미국 LA 등을 돌며 11회에 걸친 꾸준한 개인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끊임없는 열정으로 쉼 없이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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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쉼 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려온 결과로 전국 한지 공예대전에서 다년간에 걸친 수상과 서울신문 VISION 2012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대상, 코리아 헤럴드 2012 대한민국 문화경영대상, 민주신문 21세기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물대상, 뉴스투데이 2013 올해를 빛낸 창조경영 인물대상, 대한민국 국회 헌정 기념관 2014 대한민국 인물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지예술 발전을 이끈 노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서하 관장은 여전히 전국 한지 공예 대전 초대 작가, 서하 한지그림연구회 회장, 문화명인 (한지그림), 예총 특별회원, 한지공예 예술가협회 회원으로써 전통 한지의 명맥을 잇고 있다.

한지만으로 멋들어진 작품이 나오는 한지그림

이서하 관장의 전문분야인 한지그림이란 캔버스에 물감이 아니라 곱게 염색한 한지를 손을 찢어 붙여 만든 그림이다. 어렸을 적 미술시간에 배웠던 모자이크 기법과 비슷하다. 여기에 한지 특유의 질감이 더해져 더욱 멋스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낸다.

또한 전통 한지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질감 덕분에 손재주가 뛰어나지 않아도, 예술적 감각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소재 자체가 빚어내는 멋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서하 관장은 한지예술이 가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직접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은 조금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한지그림 뿐만 아니라 취미생활로 한지를 접하기 쉬운 한지공예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한지를 접할 수 있게 돕고 그를 통해 한지의 역사와 우수성, 그리고 전통한지인 잠견지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미생활로 즐기고자 하는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외국인 및 전문 작가가 되기 위한 심화 과정과 사범증 취득 후 창업이나 취업 혹은 중·고등학교 특별활동 지도교사나 문화센터 강사 등으로 활동 할 수 있는 전문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서하갤러리’를 검색하고, 다음카페에서 ‘한지그림여행’을 검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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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하 관장은 직접 교육에 나서는 것 뿐만 아니라 최초의 한지그림교본을 발간함으로써 우리 전통 종이 한지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 역사성을 알리며 한지예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관장이 집필한 ‘서하한지월드’는 이제 입문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책으로 우리 한지예술의 전승지식을 집대성 해 만들어진 최초의 교본이다. 게다가 한국어를 포함한 5개 국어로 발간되어 화지가 더 익숙한 외국에도 대한민국 전통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서하갤러리는 현재, 국내 유수대학에 한지문화 최고위과정 개설을 타진 중에 있다. 보다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만들어 본격적인 한지보급에 나서기 위함이다.

우리 전통 종이 한지의 명맥을 지켜내는 끊임없는 노력

우리 종이 한지 하나만 바라보고 오랜 시간을 묵묵히 걸어온 이서하 관장. 제대로 된 정책도 지원체계도 관리부서도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지를 알리고자 고군분투하며 외로운 싸움을 계속 해 온 그이기에 지칠 법도 한데 한지 이야기를 하는 이 관장의 눈은 오히려 빛나고 있었다.

“외국의 여러 나라들이 일찍이 한지의 우수성과 실용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개발에 뛰어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뒷걸음질 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하는 이 관장의 우리 종이 지키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지문화 최고위과정 개설준비위원회 02-735-7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