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항항공 호텔 추진 부지는 풍문여고, 덕성여중·고와 인접해 학교반경 200m 이내에는 관광호텔을 신·증축할 수 없다는 현행법에 막혀 호텔을 지을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정부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학교보건법은 물론 청소년보호법과 충돌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서울 종로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송현동 부지 호텔건립 저지를 위한 NGO연대 토론회'가 열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탁경국 변호사는 "청소년고용금지업소가 아닌 휴양콘도미니엄도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심의를 필요로 하는데 청소년고용금지업소인 호텔이 심의를 받지 않는 것은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숙박업 가운데 관광진흥법 규정에 의해 '휴양콘도미니엄업'은 청소년고용금지업소에서 제외돼 있지만 '호텔업'은 제외 대상이 아니다.
탁 변호사는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을 설치하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그 어떠한 사안보다 중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 때문"이라며 "유해시설 유무를 떠나 호텔이 학생들에게 무해한 시설로 인정받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시민단체들은 특히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미국대사관 숙소부지에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특급호텔 건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호텔이 들어서는 곳은 경복궁과 불과 100m 정도 떨어져 있다"면서 "호텔의 가치가 경복궁의 역사 문화적 가치와 여중고생의 교육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서울에 부족한 중저가 숙박시설은 공실률이 높은 건물들을 구조 변경해 숙박시설로 변경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학교보건법에도 학교 주변 유해업소가 4만개에 달하고 신변종업소만도 171개나 있다"면서 "최근 3년간 정화위원회의 관광숙박업 금지 해제율이 60%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송현동 부지에서 학교는 50m도 되지 않는다. 통학로나 교실 창문에서 호텔이 바라보일만큼 가깝다"며 "교육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은 최소한의 규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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