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방송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이브닝뉴스]

◀ 앵커 ▶

한국 현대사의 주요 무대가 됐던 곳이 사라진다고 하니까 좀 아쉬운 마음도 드는데요.

영등포 교도소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 전문가와 함께 좀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설계학과 교수 나와계십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

안녕하십니까?

◀ 앵커 ▶

앞서서 좀 살펴봤더니 영등포 교도소에 담긴 역사적 의미가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제 우리 현대사에서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

형무소하면 제일 상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서대문 형무소를 비교하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쉽게 이해가 되고.

사실 서대문 형무소는 해방 전에 우리가 식민지 경험의 아픈 역사, 치욕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지만 동시에 그것을 극복한 우리의 역사를 담고 있어서 문화유적이 됐죠.

이에 반해서 영등포 교도소의 경우는 사실 우리의 현대사를 고스란히안고 있고 있다는 점에서 해방 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서대문 형무소하고 일단 비교가 되고요.

그다음에 해방 이후에 우리가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또 다른 이면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서대문 형무소와는 다른 영등포 교도소가 갖고 있는 역사적인 의미가 굉장히 크고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앵커 ▶

그렇군요. 이제 교도소가 철거될 텐데 철거되고 나면 민주화 운동의 기억을 비롯해서 우리 현대사의 흔적들이 사라지는 것 아닌지 하는 우려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

맞습니다. 사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우리의 현재 삶을 담고 있는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해야 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잘 아시겠습니다마는 문화재청에서는 근대문화유산을 등록문화재 제도도 실시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는 미래문화유산 제도도 실시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류의 건물 같은 경우를 보면 국가 전체로 보면 보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되는데 그 건물이 놓여 있는 특정 지역으로 가면 이제 상황이 많이 반전이 되죠.

◀ 앵커 ▶

주민들 입장에서는요.

◀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

주민들 입장에서 혹시 그것으로 인해서 자신들의 지역의 발전, 물론 경제적 가치가 최우선에 있는 것이기는 합니다마는 무시할 수는 없죠.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 때문에 그런 부분을 떼어놓고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바로 그 부분을 생각하면 우리가 이제 서양의 영어식 표현입니다마는 아웃오브사이드, 아웃오브마인드라고 해서 우리 시야 속에서 사라지면 우리 기억 속, 마음 속에서 사라진다는 굉장히 중요한 격언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건축물이 사라진다라는 게 물리적으로 콘크리트 덩어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가 지워진다라고 생각한다면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데 이 영등포 교소도와 같은 곳이 더 중요한 것은 뭐냐하면 이 사라지는 요인이 바로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싶다라는 내면의 마음이 작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역사적 교훈이 중요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문화유산이 주는 교훈도 중요하지만 영등포 교도소와 같이 부정적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우리의 미래적 가치, 그것이 존재함으로 인해서 우리 후속세대에게 주는 가치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부정적 문화유산에 대해서 우리가 어떠한 태도를 갖춰야 될 것인지에 대해서 우리가 신중하게 생각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앵커 ▶

구로구청에서는 기념관 만든다던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

기본적으로 굉장히 좋은 태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영등포 교소도 같은 경우는 충분히 공감대 형성이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념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곳이 만만치 않은 중요한 장소라는 생각이죠.

그런데 문제는 기념관을 만들 때 땅이 갖고 있는 역사성과 장소의 진정성을 가지고 가야 되는데 지금 현재의 개발계획에서는 아마 새로 지은 청사라든지 새로운 곳에다가 번듯하게 짓겠다라는 생각인 것 같은데 사실 이 부분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장소의 진정성과 역사성을 함께 가지고 가서 그것을 오랫동안 함께 장소와 함께 기억할 수 있는 기념관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명심해야겠군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

감사합니다.

출처:MBC
기사원문보기: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403183908768

현대사 굴곡 '고스란히'..영등포 교도소의 역사적 의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