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복원 현장을 歷史관광지로… 한국은 이벤트성 홍보뿐
나고야·나라=안준용 특파원 
[日, 복원 과정도 충실히 공개]
-나고야城 복원 현장
견학장·전시실 설치해 복원과정 직접 볼수있어
年 150만명 관광객 방문… 목재 견본 만져보며 체험
-나라市 고찰 야쿠시지
대만産 회나무 상설 전시… 수입목재 쓴 것까지 공개
"눈앞에서 복원 기술자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볼 수 있어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오랜 기간 얼마나 많은 기술자가 땀 흘리는지 알 것 같아요." 9m 높이의 통로에서 헬멧을 쓴 대학생 무라쿠모 히로키(22)씨는 아래쪽 공사 현장을 내려다보며 관광지에 온 듯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10대부터 60대 관광객, 외국인까지 이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4일 일본 도쿄(東京)와 교토(京都) 사이에 자리 잡은 아이치(愛知)현의 나고야성. 오사카성, 구마모토성과 함께 일본 3대 고성(古城)인 이곳에선 2차대전 당시 불탄 국보 '혼마루고텐(本丸御殿·영주 거처)'의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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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성 혼마루고텐 복원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공사 현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나라시의 고찰 야쿠시지에 전시된 대만산 회나무. 외국산 나무를 문화재 복원에 썼다는 사실을 거리낌없이 공개하고 있다. /나고야·나라=안준용 특파원
나고야성은 2009년 복원 공사를 시작하면서 현장 옆에 3층짜리 가설 건물을 세워 견학장으로 만들었다. 관람객들은 헬멧을 쓰고 'ㄴ'자형으로 100여m 이어진 통로를 따라 걸으면서 유리창 너머 공사 현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 공사 현장이 복원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체험형 학습장'이 된 셈이다. 나고야성 종합사무소 오고시 유카씨는 "연간 관람객 150만명 중 대다수가 이 복원 공사 현장을 둘러본다"며 "(현장 공개를 통해) 2002년부터 복원 기금을 모아준 시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자 '잘 복원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화재 복원 현장이 관광자원
공사 현장 옆에는 별도의 '복원 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 들어가면 느티나무·소나무·삼나무·뽕나무·밤나무 등 복원에 사용된 목재가 혼마루고텐 어느 부분에 들어가는지 상세히 설명돼 있다. A4 크기의 목재 견본도 각각 마련돼 있다. 밤나무를 직접 들어보면 왜 이 무거운 나무가 바닥에 들어가는지, 삼나무는 왜 기둥으로 쓰이는지 몸으로 알 수 있다. 복원 전 과정을 담은 영상, 복원 실측도 등 충분한 관련 자료도 마련돼 있다. 나고야성은 목재 가공장도 공개한다. 복원용 목재와 연장이 전시돼 있고, 작업이 있는 날은 목공들이 나무 손질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연간 15만명이 찾는 헤이조큐(平城宮) 복원 전시실
2010년 복원된 나라현 나라(奈良)시 헤이조큐(平城宮·8세기 건물)의 중심 건물 다이고쿠덴(大極殿)도 복원 과정을 '관광자원'으로 만들었다. 지난 3일 이곳에서 만난 오아마 교코(53)씨는 수령(樹齡) 250년의 일본산 편백나무 견본 앞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그는 "복원 과정을 목(木) 공사→지붕 공사→도장·채색 공사→금속 공사로 나눠 각각 자세히 설명해줘 70대 어머니와 저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이고쿠덴 복원 전시실은 연간 약 15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복원을 담당한 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의 나카가와 아야 연구원은 "처음 복원 공사를 시작할 때는 반대 여론도 있었지만 복원에 들인 노력을 대중에게 차근차근 알리면서 여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수입목(木) 사용도 적극 공개
'외국산을 썼습니다' 하는 얘기도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나라시의 유명 고찰 야쿠시지(藥師寺)는 길이 약 15m, 중량 16.5t에 이르는 1000년 수령의 대만산 회나무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야쿠시지의 금당과 서탑을 재건할 때 쓰였던 수종(樹種)이다. 관람객들은 반드시 이 나무를 만지고, 사진 찍고 간다. 야쿠시지 집사인 마스쿠보 가슈 스님은 "복원에 쓰일 재료를 찾다가 대만에서 좋은 나무를 찾아 사용했다"며 "지금은 대만이 자국 목재 수출을 금지해 이 나무만 한 그루 남았다"고 했다. 그는 "복원 과정을 공개하는 것만큼 복원의 뜻과 정신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복원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문화'이자 '역사'"라고 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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