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방송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인 국보 9호 부여 '정림사지 5층석탑'이 무너질 위험에도 방치되고 있습니다.

석탑이 뒤틀리고 훼손되고 있는 데도 관리를 맡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탑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백제가 부여로 천도 직후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여 정림사지5층석탑입니다.

1962년 국보 9호로 지정된 정림사지5층석탑은 백제 7세기 중엽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강암 149장을 사용해 조립식으로 축조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입니다.

익산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지금까지 남아 있는 백제 석탑 2기 가운데 최고봉으로 백제 석탑의 계보를 정립시키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석탑 기단의 틈새가 벌어지고, 탑 지붕돌이 내려앉고 석탑 자체가 뒤틀려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홍재선, 사학자]
"지붕돌받침이 두 돌로 되어 있는데 두 돌이 수평을 유지하지 않고 양쪽으로 쳐져 있어서 그것이 4층 옥개석이 바깥으로 빠져 나오는 계기가 되고 아마 작은 충격에도 손상될 염려가 많거든요."

일제강점기인 1915년 4층 옥개석이 무너져 내리면서 1층 옥개석 등이 크게 파손됐지만 일본인들이 콘크리트로 보수해 흉물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보이고 있습니다.

일제 이후 여러 차례 실측조사가 이뤄졌으나 대부분 학술적인 조사에 그쳤고, 그동안 석탑의 안전을 위한 개·보수 공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인터뷰:정림사지5층석탑 관리자]
"시설 보수라는 것이 큰 틀에서 이뤄지다 보니까 저희 쪽에서 어떻게 석탑을 가지고 시설보수다 그런 쪽으로는 언급을 못드릴 것 같습니다."

4층과 5층, 탑두부 등을 접착제로 메우는 등 임시 처방와 함께 석탑의 원형이 손상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석탑의 안전과 장기 보존을 위한 대대적인 복원공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석탑으로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부여 정림사지5층석탑이 붕괴 위험은 물론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겁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2010년 5층석탑에 대한 안전도 조사를 실시했으나 탑의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김종오, 부여군고도문화사업소 문화재정책담당]
"현재는 안정화가 돼가지고 기울기 측정도 했거든요. 했는데 오차 범위 이내로 측정이 돼가지고 안전한 걸로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석탑과 백제문화의 아름다움을 살펴볼 수 있는 정림사지5층석탑.

문화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땜방식 처방과 안전불감증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붕괴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YTN 이정우입니다.

출처:YTN

정림사지5층석탑 뒤틀림 심화...붕괴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