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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풀이 우거진 강변에서 쓰레기를 줍다 보면 화살을 쏘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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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승 제 21호 공주 고마나루 인근에서 몇몇 사람이 국궁 연습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명승 제21호 고마나루는 공주보 상류 1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세워진 뒤 물이 고여 호수가 생기면서, 고마나루 인근 잡풀 사이에서 낚시를 즐기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곳을 일부 국궁 마니아들이 찾으면서 주민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4대강 사업은 완료됐지만, 금강은 아름다웠던 옛 모습을 잃어버린 것도 모자라 곳곳이 위험구간으로 변했다. 보가 생기면서 흐르던 강물은 호수로 변했다. 또 농사를 짓던 경작지는 불도저에 밀렸고 잡초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렇게 변해버린 공간에서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하나 둘 늘고 있다.

지난 18일, 제보를 받고 찾아간 이곳에선 국토해양부에 고용된 임시직 공무원들이 강변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를 거둬들이고 있었다. 그 옆으로 토끼 모양이 그려진 국궁과녁이 있었고 20대로 보이는 청년이 연신 화살을 쏘고 있었다.

그에게 "인근에 국궁장이 있고, 청소하는 분들과 낚시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곳에서 활을 쏘면 위험할 것 같은데 괜찮냐"고 물었다. 이에 그는 "국궁장은 가까운 거리만 쏠 수 있는데 이곳은 먼 거리를 쏠 수 있다"며 "4대강 사업이 끝나고 오래 전부터 해왔다,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운영하는) 체육관 관장이 이곳을 사용해도 좋다고 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그동안 얼마나 쏘았는지 토끼가 그려진 과녁이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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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공주시 담당자는 "위험한 구간으로 허가한 사실도 없으며 (국궁장이) 설치되 것은 보았다"면서 "이용하는 분들을 찾으려고 가봤지만 만나지 못하고 있다, 시민 안전에 문제가 있는 만큼 시설물을 철거하고 못하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의 제사 터를 향해 활을 쏘는 건 상식 이하의 행동"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전책연구소 소장은 "4대강 사업으로 고마나루의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공간까지 원형이 파괴되면서 (몇몇 사람들이) 전통을 빙자해서 사적인 욕심을 채우고 있다"며 "국가의 제사 터를 향해 활을 쏜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다"라고 비난했다.

이번 사안을 제보한 제보자는 "친구들과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날아온 화살에 맞아 죽을 뻔했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에서 활을 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방치한 당국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이 끝나고 처음에는 골프를 치더니 이제는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거리 제한 없이 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수시로 이용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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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4대강 조성 뒤 시민들에게 접근하라고 해놓고 관리를 못하고 있다"면서 "국궁장과 골프장에서 해야 할 일을 하천에 와서 해 시민들이 공과 화살의 위협을 받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고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명승 제21호인 공주 고마나루는 무령왕릉 서쪽으로 전개되는 낮은 구릉상의 금강 변과 나루터 일대, 연미산 지역을 아우르는 명승지다. 신라 문무왕 때는 웅천주, 경천왕 때는 웅주라 하였고 태조 때 공주로 이름을 고쳐 오늘에 이르렀다. 이곳은 백제 수도의 관문이자 물길과 물길이 만나는 지점으로 1010년에는 고려의 현종, 1624년에는 조선의 인조가 이 나루를 통해 공주로 왔다는 기록이 있다.

660년 나당연합군의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백제를 공격하려고 금강을 거슬러 와 주둔했고, 백제 멸망 뒤엔 웅진도독부가 설치되었던 백제역사의 중심 무대였다. 천신, 지신, 산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국가의 공식적인 제사 터와 암곰의 원혼을 달래고자 제사를 지냈던 웅신 숭배의 제사 공간이 남아 있다. 특히 백사장이 있는 강 언덕과 수백여 그루의 소나무, 굽이치는 금강, 수려한 연미산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다. 또 이곳에는 곰과 인간이 얽힌 애잔한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김종술 기자

처음에는 골프공이 날아다니더니, 이젠 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