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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추진하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주변의 시추(試錐) 조사가 문화재위원회에 의해 사실상 보류됐다. 시추란 지층 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구멍을 파는 것을 말한다. 이로써 지난달 총리실의 중재로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합의한 반구대 암각화의 키네틱 댐(kinetic dam·이동식 투명 제방) 설치가 난항을 겪게 됐다.

지난 18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건축문화재분과 회의는 반구대 암각화 관련 기초조사 계획에 대해 "기초조사는 인정하되 시추공 시추 등 세부 사항은 소위원회를 구성해 심층 논의 후 재검토하도록 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7억원을 들여 암각화 주변 하천·지질 현황 조사와 기초 데이터 확보를 하겠다는 계획안을 올렸고, 여기에 '시추 조사 계획'을 포함시켰다. ▲암각화 좌우 20m 떨어진 암벽부에 깊이 10m의 구멍 두 곳 ▲암각화로부터 20m 떨어진 하천 바닥에 깊이 20m의 구멍 두 곳을 뚫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반구대 암각화 주변‘키네틱 댐’개념도. /조선일보 DB

그러나 문화재위원들은 '시추공을 뚫겠다는 목적이 무엇인지 불분명하고, 자칫 암각화 주변에 또 있을지 모르는 미발견 암각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키네틱 댐 설치의 3단계인 ①기초조사 ②설계 ③제작·시공 중 올해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기초조사부터 불투명해진다. 한 문화재위원은 "문화재청이 처음부터 안 될 일을 가지고 문화재위원회로 결정을 떠넘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유석재 기자

출처:조선일보

시작부터 삐걱.. 반구대 암각화 '키네틱 댐' 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