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인간중심’. 국립민속박물관의 올해 전시 방향이다.
천진기(51) 국립민속박물관장은 15일 “기존의 유물 중심에서 탈피하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전시 지평도 넓힌다. 지방 박물관들과 다양한 주제로 전시를 공동 기획하고 무형유산인 아리랑 순회전도 개최한다.
올해 대표 전시는 2014년 2월3일까지 계획된 ‘종가’ 기획전이다. 천 관장은 “‘종가 사람들’을 주제로 준비 중”이라며 “종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비롯한 인간의 삶과 자존심, 품위를 생각해 볼 수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에는 종손·종부 등 종가 사람들도 참여시킨다. 천 관장은 “이들과 박물관 직원들이 함께 기획하는 ‘커뮤니티 큐레이터’ 방식으로 진행해 전시의 현장감과 사실성을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한 순회 공동기획전도 이어간다. 그동안 박물관의 전시 주제 중심 공모에서 선정된 경기 광주 경기도자박물관·경북 문경 옛길박물관·경남 거제 해금강테마박물관·전남 목포 자연사박물에서 전시한다. 이 지역에서는 ▲아리랑 ▲6·25 동란 ▲민화 ▲수복(壽福)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천 관장은 “지역 문화 활성화는 물론 지방의 공사립 박물관들과 협업으로 전시 기법 공유, 중앙과 지방 박물관의 전시환경 격차 해소 등 다방면에 걸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유명 박물관과 전시 교류도 한다. 특히 2012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아리랑을 국제적인 문화 콘텐츠로 육성하고자 6월과 8월 도쿄와 오사카에서 ‘아리랑 로드’(가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또 6월26일부터 8월26일 ‘북한 공예 기획전’, 8월28일부터 10월7일 한·중 교류 기획전 ‘옛 베이징의 생활문화’를 마련한다.
이와 함께 민속박물관은 지역민속문화의해 관련 조사와 근현대의 재조명을 위한 생활문화 조사도 한다.
정명섭 민속연구과장은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의 어업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전통적인 마을과 이북 실향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속초 아바이 마을의 환경과 생활 문화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강원민속문화의 해’가 올해 시작된 데 따른 것이다.
또 “기존의 조사 대상지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민통선 안의 마을도 조사한다”며 “지난주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찾아 마을 이장과 담당 부대의 협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행위 중심으로 조사된 외국조사 사업은 올해부터 물질문화 위주로 한다. 정 과장은 “생활문화와 물건이 합쳐진 조사를 기획해서 조사하는 첫해”라며 “올해는 데님을 조사하는데, 데님의 직조방법과 함께 대표적인 글로벌 상품인 청바지도 전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근현대 직업인 생애사’로 작사가 정두수 생애사를 조사한다. “지난해 정두수 선생을 찾아 세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했다”며 “정두수의 개인사와 당시 음악을 통해 1950년대 이후의 한국 근현대 음악사를 유추해볼 수 있는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강원도 옥수수와 감자 엿 공장, 심마니, 폐광 등과 관련된 조사도 한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261만명을 기록했다. 2011년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내국인 관람객은 102만1608명으로 6.3% 감소했고, 외국인 관람객은 161만8656명으로 2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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