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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10일은 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이 방화로 불에 타 무너진 지 5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시작된 복구공사가 지연되면서 조선시대 한양도성(서울성곽)의 정문이었던 숭례문의 완공이 오는 4∼5월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2년 3월 8일 상량식을 마친 숭례문은 같은 해 11월 가설덧집 철거를 마치고 12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 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의 복구공사가 지연돼 오는 4∼5월쯤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최근 공개된 화려한 단청으로 단장한 숭례문 1, 2층 누각 지붕의 처마 모습.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물론 석축기단(육축) 위에 자리한 2층 목조 누각 건물인 숭례문은 화재 참사 5주년을 앞둔 1월 말쯤 가설덧집이 철거되는 대로 위용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관조명과 방재시설 설치 그리고 이를 컨트롤할 관리동 건립이 지연되면서 숭례문 현판제막식 등 준공식은 4∼5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문화재청 숭례문복구단의 이정연 사무관은 2일 "숭례문이 1월 현재 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며 "전통기법대로 하느라 공기가 지연돼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가설덧집을 뜯어내기 시작했는데 동절기를 맞아 잦은 눈비와 한파 등으로 1월 말이 돼야 철거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눈비 등이 내리거나 한파 때는 안전 문제로 작업이 어려운데다 작업할 때도 자칫 볼트 하나라도 떨어져 숭례문 구조물에 손상을 입힐까 봐 신중하게 철거가 진행돼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 사무관은 "숭례문 마무리 공사는 물론, 방재시설 설치와 관리동 건립, 잔디와 수목 식재 같은 주변 정비 등 후속 공정이 겨울철을 맞아 지연이 예상돼 최종 완공은 빨라도 4월은 돼야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창준 문화재청 차장도 이날 "숭례문 완공을 공기에 맞춰 서둘러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일단 화재 참사 5주기인 2월 10일을 전후한 시기로 미뤘는데 올겨울 유례없는 한파와 폭설 등으로 볼 때 4∼5월쯤 돼야 완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숭례문도 이달 중 1층 문루(門樓)의 마룻바닥을 설치하고 대문을 달아야 마무리되며 가설덧집이 철거된 이후에도 소소한 마무리 공정이 남아있다. 우선 가설덧집의 기초인 두께 1m에 달하는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숭례문 내·외부에 스프링클러(헤드 148개) 등 소화시설과 불꽃감지기(16개)·광센서 열 선형감지기(216m) 등 화재 감지시설, 첨단지능형 CCTV 3세트 12대 등 방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를 관리하는 컨트롤센터와 물탱크 등이 위치할 관리동과 숭례문 사이 지하에 배관을 매설해 연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관리동이 현재 공정률 60%로 콘크리트 구조물만 들어서 있는 상태라는 것. 국비 등 29억 원이 투입되는 관리동의 완공시기도 당초 지난해 연말에서 오는 4월 20일로 연기됐다. 방재시설 설치와 경관조명 등은 물론, 반지하 1층 건물인 관리동(연면적 300㎡)이 일단 완공돼야 이곳을 포함해 숭례문 주변에 잔디와 수목을 심고 배수로 및 울타리(가드레일)를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사무관은 "화마(火魔)로 쓰러진 숭례문을 복구하면서 방재시설을 컨트롤할 관리동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공식을 거행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木工 3968명·25t 트럭 28대분… 石工 8185명·15t 트럭 236대분

■ 공사별 투입 연인원 및 물량

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의 복구에는 247억 원의 예산과 함께 막대한 물량과 인원이 투입됐다. 2010년 1월부터 지금까지 복구공사에 들어간 숭례문의 각 공사별 투입물량과 인원을 알아본다.

◆목공사(2010년 2월∼2013년 1월) = 신응수 대목장 등 연인원 3968명이 참여한 목공사는 이달 중 대문을 다는 것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서 2012년 7월 22일 숭례문 조립이 완료됐다. 그동안 공사에 쓰인 목재량은 총 15만1369재(材·1재는 3×3×360㎠·0.00324㎥). 국내산 육송으로 25t 트럭 28대 분량이다.

◆석공사 = 문루의 석축기단(육축) 공사는 2010년 11월 11일부터 2012년 4월 1일까지 진행됐다. 이의상·이재순 석장 등 1753명이 동원됐다. 동쪽으로 53m, 서쪽으로 16m가 복원된 성곽공사는 2010년 6월 6일 시작돼 2012년 6월 30일 완료됐다. 이의상·이재순 석장 등 연인원 8185명이 투입됐다. 석공사에 사용된 석재 1362㎥는 15t 트럭 236대 분량이다.

◆기와공사(2012년 5월 25일∼11월 10일) = 이근복 번와장 등 연인원 284명이 참여해 만든 기와양은 2만3369장에 달한다.

◆단청공사(2011년 11월∼2012년 12월 10일) = 홍창원 단청장 등 연인원 1541명이 동원돼 총 12종 1332㎏의 안료를 썼다. 이 가운데 붉은색 안료인 석간주와 흰색 안료인 호분을 제외하곤 모두 일본에서 수입했다.

◆철물 제작(2012년 5월 7일∼2013년 1월) = 이달 중 대문에 붙이는 쇠붙이 장식인 철엽(鐵葉) 설치로 철물 제작도 완료된다. 연인원 251명이 동원돼 각종 못 등 31종 3만7563개(6.3t)의 철물을 만들었다.

이밖에 2009년 12월 17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숭례문 현장관리(명헌건설 직원)에 연인원 6080명이, 감리(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에 2639명이, 경비에 5538명이 각각 동원됐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출처:문화일보

폭설·한파로 복원지연…숭례문, 4월쯤 자태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