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초 추정…강북구 "원형 복원하고 예술인촌 조성"

지난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일대에서 고려 말~조선 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터가 발굴된 데 이어 우이동에서도 가마터가 발견됐다.

강북구(구청장 박겸수)는 서울역사박물관이 지난 9월부터 '우이동 청자요지 가마터 유적 발굴조사'를 한 결과 이곳에서 15세기 초반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 1기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발굴에서는 도자기를 생산하는 가마 1기와 함께 불량 도자기를 버리는 폐기장 1기, 도자기 파편들이 대량으로 발굴됐다.

가마의 구조는 요전부, 아궁이, 소성실, 연도부로 구성된 무계단식 단실요로 확인됐다. 가마의 규모는 전체 길이 21.1ｍ, 폭 1.4~2.2ｍ, 경사도는 14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마와 폐기장에서 출토된 발, 접시 등은 지난해 수유동 청자요지에서 출토된 14세기 말~15세기 초 유물과 유사성을 보였다고 구는 전했다.

구는 이번 발굴에서 조선시대 공조판서를 역임한 이경옥(1718~1792년)과 부인 안동 권씨가 합장된 회묘도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부터 북한산 일대에 가마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가마터들의 정확한 위치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3~2004년 문화유적 종합지표조사를 벌여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에서 여말선초 상감청자 가마터 8곳의 위치를 확인한 바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조치욱 학예연구사는 "수유동과 우이동 일대는 북한산 계곡과 우이천 등에서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도자기의 재료가 되는 점토, 도자기 굽기에 필요한 나무 등 도자기 생산에 필요한 필수요소가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산 일대 발굴을 통해 고려청자가 분청사기를 거쳐 조선백자로 넘어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겸수 구청장은 "'북한산 역사ㆍ문화ㆍ관광벨트사업'과 연계해 가마터 원형을 복원하고 예술인촌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