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식' 사업방식으로 변경된 '돈화문로 전통 문화시설' 조성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이 사업은 박 시장 취임 후 사업추진 방식을 바꿔 착공시기가 변경되는 등의 과정에서 수개월째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정문의 돈화문 주변으로, 주유소가 철거된 채 펜스로 둘러싸여 있어 도시미관 훼손은 물론 이곳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서울 창덕궁의 정문 돈화문 앞 '돈화문로 전통문화시설' 조성사업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사업 재검토를 이유로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현장이 방치돼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채 펜스로 둘러싸여 있는 현장. 사진=김범석 기자
■사업 재검토로 수개월째 방치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오세훈 전 시장 시절인 지난 2009년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앞 종로구 와룡동 5-9번지 일대 1866㎡를 전통 전시관 등이 들어서는 '돈화문로 전통문화시설'로 조성키로 했다.
당시 돈화문 앞에는 B주유소와 D주유소 등 2곳의 주유소가 있었는데 문화재 코앞이라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여론에 따라 문화재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처음 기획됐다. B주유소 부지는 상설전시관, 자료실, 교육체험실, 수장고 등이 있는 궁중생활사 디지털 전시관으로, D주유소 부지는 전통공예 전시판매관, 전통문화교육체험실 등이 들어서는 전통문화센터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국비 매칭사업으로 추진키로 하고 2009년부터 보상에 착수했다. 이 사업의 핵심인 돈화문 앞에 위치한 B주유소와 D주유소 등 2곳도 매입, 지난 4월 주유소를 철거했다. D주유소 등 일부는 토지보상을 두고 다툼이 있었지만 중앙토지수용위원회 결정으로 사업 추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지난달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당초 연내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께 완공할 계획이었다.
■착공 하세월…도시미관 저해
하지만 착공을 앞두고 사업 추진 방식이 돌연 변경됐다. 박원순 시장 취임 후인 지난 8월 사업 방식을 전면 재검토한 것이다. 그 대신 기존 주유소 2곳에 계획된 입점시설에 대한 시행 착오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공간적 개념으로 재정립하기로 했다. 사업 취지에 맞는 시설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용역은 국악분야와 전시분야로 나눠 전문가 8명씩 총 16명의 자문단이 꾸려져 지난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4차례 회의를 열었으며 내년 3월까지 총 2차례 추가 회의를 연 뒤 최종 입점시설을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자문 결과가 나오는 내년 3월께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4년 7월께 완공할 방침이다. 사업 방식이 재검토되면서 착공 시기는 조정됐고, 지난 4월 철거된 주유소 부지 2곳은 공사장 펜스가 설치된 채 8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 박모씨(32)는 "문화유산 정문 코앞에 2곳에 공사장 펜스가 덩그러니 설치돼 있어 미관상 좋지 않아 하루빨리 공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연내 착공할 수 있었지만 입점시설의 시행 착오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사전에 전문가 자문을 받고 입점시설을 결정하기로 했다"며 "자문 결과가 나오는 내년 3월께는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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