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전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본보가 지난달 5일부터 집중 보도해 온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이하 센터)의 전주 이전 논란’에 대해 이들은 “크나큰 충격과 좌절감으로 받아들인다”며 문화재청의 이전방침 철회 성명서를 긴급타전해 왔다.<본보 6월 19일 1면, 12일 7면, 11일 1면 등 보도>

◆지역문화예술단체들, ‘센터 이전 방침‥충격과 좌절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대전시연합회(이하 대전예총)는 2일 산하 10개 협회 회장단 회의를 열고 ‘센터의 타지역 이전 저지를 위한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전예총은 성명서에서 “문화재청의 일방적인 센터 전주 이전 소식에 충격과 좌절감을 느끼게 됐다”며 “이는 국제기구 입지의 적정성을 무시할 뿐 아니라 센터의 탄생 연고를 지닌 대전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짓밟으려는 행태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전예총은 또 “전주 전당의 명칭과 기능을 국내 무형문화유산의 보호에 중점을 둔 ‘국립무형유산원’으로 바꾸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센터 이전을 강행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상으로 한 국제무형유산 기구의 역할을 축소하는 일”이라고 문화재청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전예총은 문화재청을 정조준하며 “국제기구의 연고권을 지닌 대전지역에서 전통문화예술 진흥과 국제적 활성화가 되길 바라는 시민의 여망을 짓뭉개는 센터의 전주이전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십자포화를 날렸다.

◆문화재청은 센터 이전 계획 철회해야 한목소리
대전예총 최남인 회장은 “상식적으로 수긍키 어려운 이유를 들어 대전에 있는 센터를 전주로 보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런 억지를 부리는 문화재청의 센터 이전 계획을 왜 이제야 알게 됐는지 우리(대전예총)를 비롯해 대전시청과 시민 모두가 스스로 반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이번 성명서 발표를 계기로 해서 지역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과 정치인, 예술인단체 등에 전방위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겠다”며 “센터 전주 이전 문제는 대전충청인 모두가 하나로 뭉쳐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대 국회의장 강창희 의원실서도 ‘내용 파악 중’
이와 함께 2일 열린 19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실에서도 비공식 라인을 통해 문화재청에 센터 이전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은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대전시가 센터의 새로운 둥지로 충남도청 이전부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강 의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강 의원은 지난 4·11 총선에서 충남도청사 이전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특별법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는 대전에 위치한 ‘단 하나’의 국제기구로, 2009년 1월 유성구 문지동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입지했다. 동시에 센터는 유네스코 카테고리 2급 기관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48개 유네스코 회원국들과 함께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증진을 위해 설립된 문화분야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기구다. 다만, 기구 성격상 국비(연 20억 원) 지원을 받고 있는 센터에 대해 문화재청은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으로 이전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무형유산원은 문화재청이 분법(分法)을 추진 중인 ‘무형문화유산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무형문화유산법)’에 따라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능력 개발과 전수, 대중과의 접점 확대 등에 기능이 집중되고 있다. 유산원 총사업비만 해도 국비 753억 원에 이른다.

문승현 기자 papa@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