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외암리 민속마을 내 국가중요민속자료(233호) 건재고택의 매입을 문화재청에 건의했으나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일 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1일 건재고택은 현행법상 누구든 소유할 수 있는 사유재산으로 원활한 문화재 관리 및 보존을 위해서는 국가가 사들여 관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매입을 건의했다.

외암민속마을 보존회 역시 같은 달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매물로 나와 있는 건재고택이 또다시 불순한 외지인에 의해 매입돼 원형이 훼손되거나 주말별장 등 유흥장화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예산 부족과 앞으로 유사사례 발생 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아산시의 건재고택 매입 건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외암마을 보수 정비나 예산 지원은 문화재청이 하지만 기본관리는 지자체와 마을보존회가 하고 있다"며 "건재고택 매입과 보존은 보존회나 지자체 차원에서 하는 게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준봉 외암민속마을 보존회장은 "문화재를 지정하고 관리하는 주체인 문화재청이 건재고택을 매입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아직 받지 않았다"며 "답변서가 도착하는 대로 앞으로 계획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건재고택은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에 조선시대 예안 이씨 집성촌으로 양반주택과 초가 등 크고 작은 옛집 60여채가 원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지정된 민속마을의 상징적 건물로 현재 미래저축은행에 의해 경매가 진행 중이다.

(아산=연합뉴스) 정태진 기자 =jt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