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녹지축 개발…서울시 원점서 재검토
보상협의 끝나 혼란 불가피

종묘와 남산을 녹지로 연결하는 `세운 초록띠 공원(세운녹지축)` 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21일 서울시와 중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운녹지축` 조성사업 백지화를 염두에 두고 실무 검토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침이 확정되면 이와 연계된 `세운재정비촉진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일부 상인들이 이주를 마쳤고, 보상 문제 협의까지 끝난 상황에서 계획을 원점으로 돌릴 경우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전체 도시 브랜드 가치를 고려하면 노후 상가를 헐고 녹지축을 만드는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정답인지에 대한 논란도 일 전망이다.

전임 오세훈 시장 공약인 `세운녹지축` 사업은 종묘와 남산 사이에 위치한 상가 8개동을 헐고 이 일대에 대형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2009년 5월에 전체 3단계 사업 중 1단계 사업이 완료됐다. 현대상가가 헐린 자리에 940㎡ 규모 `도시농장(City Farm)`이 조성됐다. 2단계로 올해 말까지 세운ㆍ청계ㆍ대림상가를 헐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3단계 계획은 2015년까지 삼풍ㆍ풍전ㆍ신성ㆍ진양상가 자리에 공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형 녹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대두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상가를 철거할 경우 영세상인 상권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박 시장 시정 철학도 반영됐다.

중구청 고위 관계자는 "세운상가를 철거하기보다는 리모델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서울시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여러 논의가 오가는 상태로 서울시 공식 입장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녹지 건립에 필요한 비용을 주변지역 건물 소유주에게 부담시키는 대신 재개발 용적률을 높여 개발 인센티브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난해 문화재청이 종묘 경관을 고려해 인근 지역 건물 설계 높이를 낮출 것을 서울시에 통보해 왔기 때문에 수익성 문제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매일경제]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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