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석불 원형복원 불가능

경주문화재연구소, 엎드린 형태로 발견된 모습 그대로 보존키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석불의 원형복원은 불가능한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8일 "문화재연구원이 2007년 5월22일 남산에서 엎드린 형태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대형 마애석불의 원형 복원이 힘들어 발견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키로 잠정 결론냈다"고 밝혔다.

당시 경주시는 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경주시문화재연구소에 원형복원에 대한 용역을 의뢰했다. 문화재청 등 관련기관도 불상을 일으켜 세우는 방법을 총동원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발견 당시 현장을 방문, "이 석조입상은 얼굴이 지면에 노출되지 않아 불상의 콧날까지 완벽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뛰어나다"며 "불상을 다시 일으켜 본래 자리에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었다. 또 불상을 직접 본 지관 전 조계종 총무원장도 당시 "빠른 시일내에 원 위치로 복원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에따라 학계에서는 대형 기중기 등 장비 진입에 따른 남산 훼손을 막기 위해 50톤 이상 탱크를 운반하는 시누크 헬기를 이용, 장비를 수송해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불상이 80톤에 달하는 만큼 작업에 동원될 크레인은 최소 100톤 이상은 되어야 하고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5년이 가까워오는 현재 원형 복원은 불가능한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경주문화재연구소 박종익 학예연구실장은 "사실상 80톤에 가까운 불상의 재질이 화강암이고1,300여년이 지난 지금 풍화작용에 따른 균열이 심해 노출 부분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할 수 없을 정도여서 불상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재래식 장비로 주변 훼손을 최소화 하면서 복원하는 방법도 제안 받았지만 250㎝ 높이의 불상 중심에 집중적으로 힘을 가하면 부러질 수도 있어 복원을 포기했다.

박 실장은 "불상 수리복원 전문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한 업체를 선정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그만뒀다"며 "이들 업체들은 불상이 경사가 심한 산기슭 중턱에 있는 것을 잘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현재 불상을 그대로 두고 주변 정지 작업을 통해 엎드린 불상 밑으로 관람객들이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경주시와 협의하고 있다.

열암곡 마애석불은 2007년 5월22일 경북 유형문화재 제113호 열암곡 석불좌상 복원 및 정비사업을 위한 발굴조사 중 불상의 코가 암반에 5㎝ 정도 떨어진 채 발견, '5㎝의 기적'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일보] 김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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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202/h201202090231122195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