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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17년에 제작된 앙부일구 |
24절기 東·西 순서 바뀌어 小寒→大雪, 大寒→小雪
십이지신 그림을 한자 표기 20년간 그대로 전시 눈총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여주 세종대왕릉의 오목 해시계(앙부일구)가 엉터리로 복원·복제된 뒤 20년 넘게 그대로 전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문화재청 세종대왕 유적관리소와 왕릉 지킴이 등에 따르면 여주 세종대왕릉 세종전 인근 야외 전시장에는 혼천의(1만원권 지폐 그림)와 해시계, 측우기 등 세종대왕 시대의 과학유물 26점을 복원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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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구대 위에 놓인 복제품 모습 | 이 중 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오목 해시계 2점 중 오석으로 제작된 검은색의 앙부일구는 지난 1985년 한 대학교수의 감수를 받아 한양 석재공업사가 원본을 복제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 해시계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해시계 가장자리에 표기된 24절기의 동쪽과 서쪽 순서가 뒤바뀌어 서쪽의 소한(小寒)이 대설(大雪)로, 대한(大寒)이 소설(小雪)로 표기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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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복제된 앙부일구 | 또 세종대왕은 한자를 모르는 백성이 시간과 절기 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루를 12등분 해 12시(時)로, 시간을 둘로 나눠 초(初)·정(正)으로, 24시(時)를 오정(午正), 또는 정오(正午), 밤 0시를 자정(子正)으로 제작했으나, 복제품은 이를 각색해 일반인이 알아보기 어렵게 제작됐다.
십이지신인 쥐와 소, 호랑이, 토끼 등의 표시도 원본은 백성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그림으로 제작됐지만, 복원작은 자(子), 축(丑), 인(寅), 묘(卯) 등의 한자로 표기돼 백성을 위한 세종대왕의 뜻과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편 문화재청 세종유적관리소가 지난 2003년 제작한 ‘세종대왕과 영릉’이라는 책자에도 이처럼 잘못 복원된 오목해시계 등이 사진과 함께 수록돼 있는 상태다.
왕릉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J씨(53)는 “세종대왕릉에 전시된 앙부일구는 십이지신 등이 한자로 표기돼 있어 소통을 중시한 세종대왕의 뜻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며 “24절기 표기가 반대로 돼 있다고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지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병선 문화재청 세종대왕유적관리소장은 “세종대왕릉에 설치된 일부 유물이 잘못 복원됐다는 지적이 있어 다음달 왕릉에 대한 정비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를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일보 여주=류진동기자 jdyu@kyeongg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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