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절의 일본풍 석등이 더 문제

최근 경복궁역에 일본풍 석등이 배열되었다고 난리다.

그러나 경복궁역에 설치한 석등은 일본 양식과 완전히 다른 것이고 배열(전시)도 일본풍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선은 숭유억불을 단행했지만 불교관련 예식과 예배를 올렸다.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경복궁의 입구인 경복궁역에 부석사 석등이 나란히 배치된 것은 하나의 전시기법에 불과하다.

숭유억불이니 등의 종교 색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본다.

          일본 석등 '카스가 도로' 귀꽃이 고사리 모양으로 말려있는 점이 한국 석등과 완전히 다르다.

또한 경복궁역의 석등은 일본 석등(그림 참조) '카스가 도로'와 양식이 완전히 다르다. 오히려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 사찰이 더 문제다. '카스가 도로(春日燈籠)'가 그것이다. 일본 나라(奈良)의 카스가 신사(春日神社)가 그 원산지이다. 언뜻 보아 '우리나라 석등과 뭐 그리 다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양식은 사뭇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옥개석(屋蓋石)의 모양. 특히 '귀꽃'이 장식되어 있어야 할 자리에 '카스가 등롱'에는 '궐수(蕨手, 와라비테)'라는 것이 붙어 있다.

그 뜻이 '고사리 손'이라는 것이라는데 과연 그 모양이 고사리의 줄기처럼 끝이 잔뜩 말려 올라간 모습이다. 적어도 우리네 석등에는 이러한 형태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까 그것이 일본풍 석등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러한 양식의 차이에 있는 것은 아닌 듯이 보인다.

또한 국립고궁박물관은 총독부 청사의 축과는 다른 문제다. 단언하건데 장기적인 과제로 현 국립고궁박물관 건물은 철거되어야한다. 다만 이 건물은 건립 후 여러 용도로 사용되다가 마지막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신축과정에서 임시로 사용되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건물의 면적이나 사용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어 임시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재정이나 공간적 여유가 있어서, 다른 장소에 국립고궁박물관이나 기타 시설이 들어서면 좋겠으나 현재적 관점에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대안을 세우는 것이었는데, 국립고궁박물관의 원래 터였던 궐내각사가 중건되는 계획이 있으니 당분간은 기다려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 과정을 이해 못하고 '무조건 친일, 친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동안 이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낭비된 세금에 대한 판단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