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새해 벽두 국보 1호인 숭례문 화재 복구로 수백억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있음에도 국보·보물급 문화재의 보험가입률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문화재 보호법을 개정해서라도 목조 국보나 보물은 화재보험 가입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화재로 유실될 우려가 큰 목조 소재의 국보와 보물중 화재보험에 가입된 비율은 40%도 채 안된다. 보험가입 현황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현재 문화재청은 궁 4곳과 능 23곳에 있는 건물 699동에 대한 보험을 흥국화재에 들고 있다. 연간 3600여만원의 보험료로 최대 892억원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보물1호인 서울 흥인지문은 90만원의 보험료로 10억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고 보물402호인 수원 팔달문은 144만원의 보험료로 최대24억원 정도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국보·보물 130건 중 화재보험에 가입된 문화재는 25% 안팎으로 지방일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국 주요 사찰의 보험가입률은 이 보다 훨씬 저조하다.

사찰종합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동부화재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 들어 3분기(4~12월)까지 전국 사찰 8000여개 중 2%를 약간 넘는 197개만이 보험에 가입돼 있다.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하는 등 최근 3년 사이 70% 넘게 늘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사찰이 화재 등에 무방비 상태다.

사찰 안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 역시 화재 등으로 손실돼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원활한 복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 미가입사찰 중에는 이름만 대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사찰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재청은 보험가입은 각 지자체나 사찰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지만 문화재 대형 화재가 발생화면 또 국민 세금이 화재보험 구실을 할 것"이라며 "화재로 인한 문화재 소실 혹은 훼손 시 복원을 위한 사후적 차원을 위해서라도 목조 국보라든지 보물은 문화재보호법을 개정, 보험 가입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잉경제 [류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