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인근 문화재 '원형보존'
문화재청, 3-1구역 원형보전 및 펜스 인근 추가조사 결정 해군, 설계변경 불가피...영외장교 숙소 이전 논란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 발굴 문화재와 관련해 문화재청이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 인근 문화재를 원형보존키로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 분과위원회는 23일 대전에서 가진 회의를 통해 강정마을 문화재 발굴지역 중 3-1구역에 대해 원형보존하고, 진입도로 펜스 인근지역의 경우 추가 발굴조사키로 했다.

3-1구역의 경우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중덕삼거리 방향에 위치한 지점으로 송국리형 주거지터와 수혈유구와 다량 발견됨에 따라 원형보전을 결정했다.

펜스가 설치된 지역의 경우 주거지터가 발굴됐고, 펜스 너머로 추가 유적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추가 발굴조사 후 보존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 전체 사업면적 중 육상지역 28만7061㎡에 대한 시굴조사를 벌였고, 이 중 유구가 발견된 7만6691㎡ 부지에 대해 정밀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청동기-초기철기시대로 추정되는 유구를 비롯해 조선시대 후기 것으로 추정되는 수혈유구, 주혈 등 다양한 시기의 유물과 함께 제주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주거형태가 발굴됐다.

이에 지난 14일과 22일 문화재청 소속 발굴조사 전문가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전문가 검토회의를 가졌고, 각자 작성한 의견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 오른쪽에 위치한 영외장교 숙소 건설 예정부지인 3-1구역 문화재를 보전하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연구소장만이 3-1구역의 보존과 함께 추가조사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3-1구역의 보존을 결정하는 한편, 황 소장의 의견도 일부 받아들여 펜스 인근 지역에 대한 추가조사를 결정했다.

이번 문화재청의 결정으로 당초 3-1구역에 건설키로 예정됐던 영외장교 숙소의 건설이 불가능해지면서 설계변경이 불가피함에 따라 해군측은 영외장교 숙소를 서귀포시내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외장교 숙소를 서귀포시내 지역으로 옮길 경우 해군기지내 주거지역이 강정마을 밖에 건설됨에 따라 당초 강정주민 중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주장했던 인구유입과 그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황평우 소장은 "이번 문화재청의 결정에 따라 당초 해군기지 부지 내 건설될 예정이었던 숙소가 강정마을이 아닌 서귀포시내 지역으로 건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럴 경우 일부 주민이 찬성 의견으로 제시했던 경제적인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숙소이전 결정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군측은 이번 문화재청의 결정이 해군기지 건설공사에는 큰 영향이 없고, 영외장교 숙소를 서귀포시내로 옮겨 건설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사실 무근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제주기지사업단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결정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 사업 추진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영외장교 숙소의 이전을 결정한 적은 없다. 사실무근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문화재청의 결정은 다음주 중 제주도와 해군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