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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풍경은 아쉬운 순간이 없어라
글쓴이 tntv 등록일 [2013.10.13]

풍경은 아쉬운 순간이 없어라

조령산 신선봉…조령삼관문~마역봉~암봉~신선봉~조령산자연휴양림


월간 아웃도어 | 글 채동우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입력 2013.10.11 13:11
 




신선봉으로 향하는 발걸음. 고생하는 만큼 정직하게 풍경을 내어주는 산이다.

괴산은 그 지명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산이 즐비하다. 조령산, 대야산, 조항산, 희양산 등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산들이 켜켜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는 절경을 자랑하는 계곡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흐른다. 워낙에 높고 아름다운 산이 많다 보니 유명세를 타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도 있다. 조령산 자락을 타고 솟은 신선봉(967m)과 마역봉(927m)을 잇는 능선이 바로 그 숨겨진 비경 중 하나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바위능선과 좌우로 웅장하게 펼쳐지는 풍경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기 때문이다.

신선봉과 마역봉은 낮은 봉우리가 아니다. 그러나 산행의 시작이
조령산 자연휴양림 근처 해발 450m 정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4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따라서 서울·경기 등 대도시 지역에서 부담 없이 하루 일정으로 산행을 계획하는데 무리가 없는 코스다.





임진왜란 당시 신립장군의 한이 서린 조령삼관문.





마역봉에 도달하기 전 만나게 되는 암봉. 마역봉보다 낮은 곳에 있지만 조망은 더 낫다.

과거길 걷는 선비를 굽어보던 봉우리

많은 사람이 조령산 자락 북쪽으로 뻗은 곳에 위치한 마역봉과 신선봉을 쉬 지나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산행 들머리인 조령삼관문 일대가
문경새재길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서는 일관문부터 걷기를 시작해 문경새재길 걷기를 마친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조령산 휴양림 쪽에서 삼관문을 지나자마자 성벽을 따라 왼쪽으로 걸어 올라가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먼 옛날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이 걸었던 길에서 살짝 비켜난 길이다. 산길은 초반부터 비교적 가파른 각도로 치고 올라간다. 중간중간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위험하거나 힘든 구간은 아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묵묵히 걷다 보면 작은 암봉을 마주하게 된다. 서넛이 앉아 경치를 조망하며 쉴 수 있는 크기다. 초행인 사람들은 이곳이 마역봉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눈앞에 펼쳐진 조망이 좋다. 앞서 걸은 길이 힘든 만큼 이곳에서 경치를 둘러보며 땀을 식히고 걸음을 옮긴다.





신선봉 너른 바위에서 하산하는 길. 뒤편으로 월악산이 보인다.





바위틈에 핀 꽃은 멀찍이서 힘겹게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내려다본다.





마역봉 직전부터 로프 구간이 종종 나타난다. 지루할 틈이 없는 산행이다.

이후부터 시작되는 능선길은 높거나 낮은, 크거나 자잘한 돌과 바위로 이어진다. 간간이 흙길이 나오긴 하지만 폭이 좁긴 매한가지다. 급한 마음으로 성큼성큼 발길을 옮길 것이 아니라 조심조심 걷는 게 낫다. 신선봉까지 이어진 능선은 900m 정도에서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니 찬찬히 걸으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도 좋다.

무명의 암봉을 지나 15분 남짓 걸어 오르면 마역봉이다. 마역봉은 마패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 산을 넘을 때 마패를 걸어놓고 쉬어 갔다는데서 유래한다. 마역봉 정상에 서면 주흘산, 깃대봉, 조령산 등 켜켜이 늘어선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내 산과 산이 만들어낸 골이 보이고 그 골이 이어진 길에서 눈이 멈춘다. 바로 문경새재다.





895봉에서 내려다보는 조망. 쓰러진 고목이 운치를 더한다.





산행 중 땀과 함께 달아난 수분과 무기질을 보충하기 위해 가루로 된 이온음료를 물과 함께 섞고 있다.





조령삼관문에는 문경새재길을 걷고 기념촬영을 하는 관광객을 흔히 볼 수 있다.

걸음을 뗄 때마다 풍경이 새롭네


조선 시대,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이어지는 고개는
추풍령과 죽령, 문경새재까지 모두 3개가 있었고 그중 문경새재는 유독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고집했다고 전해진다. 세 가지 고개 중 열나흘 길로 가장 빨리 한양에 다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빨라 봐야 하루나 이틀 정도의 시간차였지만 한 시라도 더 시간을 벌고 한 자라도 글을 더 읽을 수 있으니 나는 새도 쉬어 간다는 문경새재를 택했으리라. 호사가들은 낙엽처럼 떨어지는 추풍령, 대나무처럼 미끄러지는 죽령이라 과거를 보러 간 선비들이 문경새재를 고집했다 말하기도 한다.

마역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수시로 로프를 타며 바위를 넘고 돌길을 걸어야 한다. 로프 구간은 대부분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사고가 날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노약자가 포함된 가족단위 산행이거나 체력에 무리를 느낄 경우 아쉬움은 잠시 접어두고 원점회귀하는 것이 낫다.





신선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조망은 고된 산행에 대한 보상처럼 시원하게 펼쳐진다.





신선봉을 향해가는 길에 만난 로프 구간. 흙길을 걷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마역봉 이후 능선을 타는 구간은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길이 험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좌우 숲에 가렸다가 수시로 터지는 풍경이 웅장하고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왼쪽으로는 백두대간 조령산 자락이, 오른쪽 멀리에서는 기암괴석으로 둘러싼 월악산이 수시로 모습을 바꾸며 위용을 뽐낸다. 고생하는 만큼 정직하게 풍경을 내어주는 산이다.

계속되는 오르막과 내리막, 로프 구간을 지나면서 895봉과 945봉을 차례로 거치게 된다. 특히 945봉에서 바라보는 신선봉의 자태는 그 이름처럼 신비한 기운이 느껴진다. 신선봉에 오르기 직전 만나게 되는 로프 구간은 미끄러질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다. 다행히 암릉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우회해서 오를 수 있는 로프가 준비되어 있으니 우회로를 사용하는 것도 신선봉에 오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조령산 자연휴양림에서 조령삼관문으로 이동하는 길.





잠시 쉬는 시간. 배낭에 포함된 쿨러백에서 시원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복숭아를 꺼냈다.





하산길의 대부분 구간이 너덜지대다. 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구간이 많으므로 나뭇가지에 묶인 리본을 참고하며 하산하자.

전체 산행 구간 중 가장 높은 신선봉 정상에 오르면 지금까지 지나온 봉우리보다 더 시원하고 확 트인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북으로는 월악영봉, 덕주봉, 만수봉, 포암산까지 시야에 들어오고 남으로는 조령산, 희양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고개를 돌려 동쪽을 보면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과 마역봉, 부봉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가히 신선이 머물다 떠나기 아쉬워할 만한 풍경이다.

이후 하산은 초소 뒤로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간다. 10여 분을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하면 레포츠공원으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꺾어내려 가면 조령산 자연휴양림 초입으로 떨어진다. 하산길은 날머리 직전까지 너덜지대와 바위계곡으로 이어져 체력소모가 심한 편이다. 따라서 삼거리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





신선봉 길잡이


조령삼관문~마역봉~암봉~신선봉~조령산휴양림 코스는 약 4시간 정도 소요 된다. 마역봉까지의 코스는 초보자나 어린이들도 무리없이 오를 수 있지만 이후 신선봉까지의 길은 로프 구간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전체 구간에 약수터가 없으니 식수를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만 하산 중 너덜지대 중간에 적당한 크기의 샘물이 있어 간단히 탁족을 즐길 수 있다.





잠시 쉬는 시간. 배낭에 포함된 쿨러백에서 시원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복숭아를 꺼냈다.





마역봉과 신선봉을 잇는 능선은 수시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다.





너덜지대에서 만난 돌탑들. 등산객들의 소원이 층층이 올라가 있다.





신선봉으로 오르는 로프구간은 오른쪽이 절벽이라 상황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 그럴 땐 암릉 왼쪽으로 돌아가는 우회로를 이용해도 된다.





하산길에는 작은 샘물이 있어 세수를 하거나 탁족을 즐길 수 있다.

괴산 즐겨찾기

맛식당




올갱이 해장국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허영만 화백의 < 식객 > 을 통해 유명세를 탔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통하던 식당이다. 올갱이 해장국 전문식당답게 메뉴도 단출하다. 음식을 주문하면 정갈한 찬 너덧 가지와 다진 풋고추가 식탁에 깔린다. 해장국은 주인 할머니가 직접 담근 된장을 풀어 구수한 맛을 냈으며 정성 들여 알맹이만 깐 다슬기가 시원함을 더한다. 비린내 없이 깔끔한 뒷맛이 다른 식당과의 차이점이다. 그날 준비한 해장국이 모두 팔리면 영업이 끝나는데 보통 저녁 시간이 되기 전에 동난다. 맛식당의 올갱이 해장국을 맛보고 싶다면 미리 준비해 찾아가는 것이 좋다. 올갱이 해장국 7000원. 괴산군 괴산읍 동부리 638-5. 043-833-1580.

글 채동우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eastrain@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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