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기념실’이란 표지판을 따라 2층에 오르면 갖가지 잡다한 물품으로 관람객 통행이 어려울 정도다.
안내 여직원이 문을 열어 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하루 10여 명이 다녀간다고 했다.
병원 의사 휴게실로 사용되던 20평 규모의 김구 선생 집무실을 당시의 원형을 살려 암살범 안두희의 발자국, 두 발의 총탄이 뚫고 간 유리창이 대표적 시설물이다.
문화재 당국에서 경교장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백범 김구 선생의 투철한 애국정신과 애족정신을 길이 전승하기 위함일 것이다.
'백범기념실'이 너무 초라하다.
사적 경교장이 병원 건물로 계속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분명히 무엇인가 잘못된 일이다.
얼마전 불타 사라진 숭례문에 대한 문화재당국의 소홀한 자세가 이곳에서도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해방후 이 경교장에서 상해 임시정부 국무회의가 열렸고, 신탁통치운동과 남북협상 등이 이곳에서 결정,추진됐다.
남북분단에 따른 겨례의 숨결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최근의 우리 현실이다.
문화재 당국은 국보 숭례문 화재처럼,이 곳 경교장에서도 민족정기가 불 타 사라지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이곳을 출입하는 많은 환자들이 문화재임을 알지 못하고 있다.
사적임을 알리는 소형 안내판이 눈에 띄지 않는 측면에 서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 효창공원에 '백범기념관'이 있다.
그러나 경교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체취와 숨결이 남아 있는 산 역사의 현장이다.
해방에서 6.25전쟁까지, 당시의 숨가쁜 현실이 경교장을 통해 후손들에게 전승될 수 있어야 한다.
근로자들이 피땀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해외에 나가 한 해 6조원이나 써 버리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나라사랑과 민족정기가 무엇인지 깨우쳐 줄 수 있는 지름길은, 선열들의 처절한 발자취를 되돌아 보도록 하는 것이다.
자라나는 2세들에게도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문화재가 산 교육현장이다.
경교장이 사적으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원형을 찾아야 한다. 푸대접 받고 있는'백범기념실'주변도 정비되어야 한다.
또 있다. 경교장 앞 정원에는 나라꽃 무궁화가 단 한 그루도 없다. 경교장 2층 창가에서 무궁화를 바라보며 미소짓는 김구 선생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2008년이, 새 정부에 의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글.사진:추억나무>
'경교장' 내년 광복절까지 복원
2011-02-28 11:52 CBS사회부 김효은 기자
서울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인 종로구 평동 경교장을 내년
광복절까지 복원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적 제465호인 경교장은 백범 김구 선생이 광복 이후인 1945년 11월부터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하던 곳이다.
1949년 6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뒤에는 미군주둔지와 주한 대만대사관저 등으로 사용되다가 1967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매입하면서 병원
건물로 사용돼왔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경교장 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해 같은 해 6월 경교장 내
병원시설을 모두 이전하고, 10월 복원자문위원회 자문을 거쳐 복원설계를 마쳤다.
공사가 시작되는 다음달 1일부터는 경교장의 원래 모습을 모형으로 제작해 용산구 효창공원 백범기념관에 전시한다.
또 정부수반유적 블로그(blog.daum.net/nationsuban)를 개설해 경교장 관련 문헌과 기사 등을 게시하고, 복원 과정도 공개한다.
이와 함께 올해 광복절과 임시정부 환국일인 11월 23일에는 경교장 복원 현장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경교장 문화재 지정 알고도 서울시 건축 승인<2011년 7월 13일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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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교장 문화재 지정 알고도 서울시 건축 승인
문화재 주변에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 건물의 신축과 증축이 엄격하게 제한되는데요.
서울시가 백범김구 선생의 옛 사저인 경교장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불과 한 달 전에 건물 증축을 허가해 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당시 심의위원들은 경교장이 조금 있으면 문화재로 지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형 복원 공사가 한창인 서울 경교장.
뒤로는 현대적인 병원 건물이 있고 오른쪽 지붕 바로 옆으로는 구름다리가 지납니다.
기존의 병원 건물을 새롭게 증축하고 신관과 다리로 연결한 것은 지난 2001년 3월.
경교장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기 불과 한 달여 전입니다.
당시 서울시 건축심의위원회 회의록을 확인해 봤더니 서울시가 경교장이 곧 문화재로 지정될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주변 건축물의 증축을 허가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한 위원이 경교장은 앞으로 문화재로 지정될 예정이라고 언급하자, 다른 위원이 나중에 지정하면서 증축도 못하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박합니다.
결국 경교장 주변 병원건물 증축은 참석 위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인터뷰:이정찬, 서울시 민주당 의원]
"서울시의 문화재를 보호하고 심의하라고 위촉된 문화재 위원들이 민간 재산 보호에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이분들이 서울시 문화재 위원인지 아니면 사기업의 보호자인지..."
서울시는 문화재 지정 전이기 때문에 당시 위원들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안건기, 서울시 문화재관리과장]
"10년 전에 발생한 사항이고요, 앞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이 당시 심의하면서 우리가 지정도 안된 것을 미리 그렇게 할 수는 없다, 그런 취지..."
지난 2005년 국가 사적으로 승격된 경교장.
서울시가 뒤늦게 내부를 원형대로 복원하겠다고 나섰지만 한 번의 판단 잘못으로 수려했던 외관은 어색한 모습으로 남게 됐습니다.
YTN 김지선[sunkim@ytn.co.kr]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