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는 안록산 장군을 수양아들로 삼았다. 20대의 수양어머니와 40대의 아들 사이도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졌다고 추정된다. 어느 날 안록산은 양귀비의 가슴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양귀비는 당 현종의 눈을 피하기 위해 붉은 비단 천으로 가슴을 가렸다.
이 비단천이 중국어로 ‘허즈’, ‘뚜떠우’라고 하여 오늘날 브래지어의 원조라는 기록이다.
안록산 장군과 양귀비의 오빠 양국충 사이에 권력암투가 계속됐고, 안록산
장군은 사사명과 함께 양국충을 토멸한다는 구실로 반란을 일으켰다. 이른바 안록산의 난(안사의 난-755년)이다.
당 현종이 쓰촨성으로 피난을 가던 도중 금위군이 반란을 일으켜 양국충을
비롯한 양귀비 가족을 참살하고, 양귀비는 목을 매어 죽도록 했다. 그녀의 나이 38살이었다.
미인박명이라 했던가-
안록산 역시 그의 아들에게 암살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757년)
신라 경덕왕은 당 현종이 쓰촨 지방 청두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신을 보낸다. 경덕왕 15년 서기 756년의 일이다(삼국사기)
사신은 아찬벼슬을 하고 있던 허기였다. 당 현종은 크게 기뻐 자신이 직접 시를 짓고 자신의 성인 이씨 성을 허기에게 하사했다.
허기가 귀국하자 경덕왕은 그에게 이씨 성을 쓰도록 했다. 또 매소현(현재의 인천지방)을 소성현으로 지명을 바꾼 뒤 허기를 소성백으로 임명하고 식읍 1,500호를 하사했다.
소성백 허기는 이허기가 됐다. 김해 허씨인 허기를 득성조라 부르고 10세를 내려와 고려조에 이르러 이허겸을 1세조로 하는 인천 이씨가 탄생했다. (고려조는 인주 이씨-조선조에 인천으로 지명 변경)
이허겸의 묘소를 현재의 인천광역시 연수구 연수2동(인천 지하철 1호선
원인재역-원인재는 이허겸의 재실 이름) 문학산 기슭 바다 위 조그마한 섬(당시는 이 근처가 바다였다)에 쓴 뒤 인천 이씨는 불꽃처럼 번창하게 된다.
이허겸의 묘가 명당이었기 때문이라는 기록이 많다.
<명당으로 유명한 이허겸의 묘, 이 묘에 관한 애기는 다음에 자세히 기술>
이허겸의 딸 원효국대부인의 세 딸이 현종비로 간택됐고, 첫째 딸 원성태후는 9대 덕종, 10대 정종을 낳았다. 둘째 딸 원예태후는 11대 문종을 낳았으며, 이허겸의 손자인 이자연의 세 딸 모두 문종의 왕비가 됐다. 첫째 딸인 인에태후는 12대 순종과 13대 선종, 15대 순종, 그리고 대각국사 의천을 낳았다.
이자연의 손자인 이자겸의 첫째 딸은 16대 예종의 왕비가 되어 17대 인종을 낳았고, 15살의 인종이 즉위하자 그의 둘째 딸과 셋째 딸을 왕비로 들여보냈다. 이자겸은 인종의 외할아버지이자 장인이 되어 왕처럼 군림했다.
인천 이씨는 문종에서 인종에 이르는 7대 80여 년 동안 외척으로서 정권을 장악, 막강한 권력과 영화의 극치를 구가했다.
인종 4년(1126년) 왕권을 차지하려 했던 이자겸의 난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의 두 딸인 인종비가 모두 폐비가 되면서 인천 이씨는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인천지방을 동국여지승람에는 ‘칠대어향’, 여지도서에는 ‘칠대지향’, 강희맹의 승호기에는 ‘칠대향’으로 기록하고 있다. 즉 칠대에 걸친 ‘왕의 고향’이란 뜻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화려한 ‘칠대어향’시대의 산파 역할을 했던 역사의 현장, 중국 쓰촨성은 미증유의 재난으로 전 세계로부터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이씨 문중에서는 쓰촨성 참사를 어떻게 위로했는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