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택견은 되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쿵후는 되지 못했나
음악이 가미된 전통 줄타기, 이번엔 무형유산 등재되면서 세계적인 관심 끌게 돼
왜 택견<사진 왼쪽>은 되고 쿵후는 안 될까.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5가지 등재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택견은 이 다섯 관문을 모두 통과한 반면, 중국의 쿵후는 이 중 두 가지를 충족시키지 못해 자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목록에 오르기 위해서는 신청 유산이 해당 공동체 내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된 무형 유산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관련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기능이 분명해야 하며 오늘날 기능 보유자들에 의해 해당 유산이 재창조되고 이들에게 정체성과 지속성을 부여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유산 등재를 통해 해당 유산의 가시성이 높아지고 그 중요성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야 한다. 셋째, 유산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보호 조치에 대한 다짐이 있어야 한다. 넷째, 등재 신청 과정에서 해당 공동체가 사전에 어떤 대가 없이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등재에 동의해야 한다. 다섯째, 해당 유산이 신청국의 관련 단체와 개인의 요청에 따라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목록에 올라 있어야 한다.
쿵후의 경우 이 중 세 번째와 다섯 번째 요건에 걸려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즉 현재의 보호 조치에 대한 기술 항목이 빠졌고, 국내 목록 등재 사실과 관련해 어떤 과정을 통해 등재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누락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택견과 줄타기<사진 오른쪽>는 이번 등재 결정으로 세계적 관심을 끌게 됐다. 택견은 마치 춤사위처럼 흐느적거리는 율동적인 동작으로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는 기술을 특징으로 하는 전통 무예이다. 동작은 부드럽고 둥글면서 폭발적인 힘을 자랑한다. 현재 50여명의 공식 이수자가 있으며 한국전통택견협회가 택견의 전승·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도 눈길을 끈 줄타기는 세계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공연 예술이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대부분 줄을 타는 재주에만 중점을 둔 것과 달리 우리 줄타기는 음악이 가미된다. 또한 줄을 타는 줄광대와 땅에 있는 어릿광대 사이의 대화가 특징이다. 줄광대는 관객들 앞에서 단순한 기술에서 시작해 점차 고난도의 기술을 펼쳐보이는데 40여 가지 기술을 수시간에 걸쳐 선보인다. 현재 경기도의 줄타기보존회가 줄타기 전승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출처:조선일보
